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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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미스터리·추리소설은 역시 무더운 여름에 읽어야 제맛이라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따뜻한 이불 속에서 숨겨진 복선을 짚어보며 퍼즐을 풀 때 미스터리물의 오싹함을 두 배로 즐길 수 있다. 심리를 정교하게 묘사한 미스터리물이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면서 계절과 관계없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이 많아지고 있다. 서점가에 자리하고 있는 미스터리물을 모아봤다.
■ 나의 작은 무법자

영국 소설가 크리스 휘타커의 장편 소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지난 2021년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최고의 범죄소설에 수여하는 ‘골드 대거상’을 받은 작품으로, 한 소녀가 숨진 비극적인 사건에서 시작되는 범죄소설이다.
1975년 미국 서부 해안의 평화로운 마을 ‘케이프 헤이븐’에서 열다섯 살 소년 소녀인 워크, 빈센트, 스타, 마사 등 네 사람은 즐거운 모임을 마친 뒤 헤어진다.
그러나 그날 밤 스타의 여동생인 일곱살 소녀 시시가 실종되고, 얼마 뒤 고속도로 근처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수사 결과 시시가 집에 오지 않는 언니를 찾아 도로를 헤매다 스타를 집에 데려다주고 귀가하던 빈센트의 자동차에 치여 죽고 말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빈센트는 30년간 복역하게 되고, 이는 그의 인생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나의 작은 무법자’는 시시의 죽음 이후 황폐해진 주변인들의 삶을 통해 한 사람의 사망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사건 이후 인물들의 변화된 심리와 복잡한 관계를 세밀하게 묘사하며 단순한 선악 구도로 해석되지 않는 깊이 있는 서사를 남긴다. 숨겨져 있던 사건의 전말이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는 방식이 이야기의 몰입감을 높인다.
■ 이상한 집 2: 11개의 평면도

건축 평면도를 통해 ‘이상한 집’의 비밀을 밝혀내는 ‘이상한 집’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가 나왔다. 전작보다 평면도가 다양해지고, 비밀과 수수께끼가 더욱 교묘하고 섬뜩해졌다는 평을 받는다.
‘이상한 집’ 시리즈는 인기 호러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일본에서 주목받는 작가 우케쓰의 대표작이다. 시리즈는 조회수 2천400만뷰를 돌파한 유튜브 영상 ‘이상한 집’에서 시작됐다. 2021년 출간된 첫 번째 시리즈는 호러 미스터리 1위에 올랐고, 2023년 소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초장기 베스트셀러의 기록을 이어가기도 했다.
‘11개의 평면도’라는 부제처럼 책에는 11채의 이상한 집이 등장한다. 전작에서 활약했던 오컬트 작가 ‘나(우케쓰)’와 건축 설계사 구리하라 콤비가 다시 등장해 11개의 평면도 속에 숨겨진 수수께끼를 파헤친다.
어디로도 통하지 않는 복도, 움직이는 벽, 갑자기 사라져 버린 방 등. 주인공은 얼핏 보기엔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11채의 집에서 기묘한 공통점을 발견한다. 주인공이 모은 자료를 본 구리하라는 이들 집에 소름 끼치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짚어낸다.
11채의 이상한 집, 11개의 기묘한 평면도가 모여 하나의 끔찍한 비밀로 연결된다. 작가는 개성이 뚜렷한 인물, 분위기가 다른 사건들을 배치해 이야기의 다양성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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