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목 GDP 성장률은 둔화...매출과 이익 감소로 주가 고평가 우려로 이어질 수 있어
外人, 올해 21조원 규모 순매도 기록 중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가 4~6월 예상치를 웃도는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이러한 성과가 증시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미국이 인도에 부과한 고율 관세와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인도 통계 및 프로그램 실행부(MoSPI) 산하 국가통계청(NSO)은 인도의 4~6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했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이는 직전 분기(1~3월)의 7.4%와 지난해 같은 기간의 6.5%를 상회하는 것이자 5개 분기 중 최고치이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것이다.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인도중앙은행(RBI)은 4~6월 경제 성장률이 6.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고 경제학자들은 7%를 전망했다"며 "미국의 관세 전쟁이 세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했지만 인도 경제는 빠른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 이익 증가율과 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 명목 GDP 성장률이 둔화한 것이 문제다. 명목 GDP 성장률이 낮을수록 기업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면서 주가가 고평가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인도의 4~6월 명목 GDP 성장률은 8.8%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면서 이전 분기의 10.8%보다 낮아진 것이다.
인플레이션 완화는 기업 실적에도 반영됐다. 수요 감소까지 함께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인도 상위 3000개 상장 기업의 4~6월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의 증가율인 6.8%와 직전 분기 성장률 5.1% 모두를 하회했다.
제프리스의 분석가들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번 회계연도(2025/26회계연도, 2025년 4월~2026년 3월)의 명목 GDP 성장률이 8.5~9%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20년 만에 최저치까지 낮아지면서 기업 수입과 증시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Janus Henderson Investors)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사트 두흐라는 "핵심 기업 수익 전망이 약하고, 미국의 관세 인상은 인도가 감당할 수 없는 성장의 장애물"이라며 향후 몇 개 분기 동안은 (인도 주식의) 비중 축소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흐라는 "신용 증가율 둔화와 명목 GDP 성장률 둔화, 은행 자산 품질 약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의 벤치마크인 니프티 지수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4% 상승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아시아 국가 중 세 번째로 저조한 성과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150억 달러(약 20조 9190억원) 규모의 인도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중 40억 달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8월에 유출된 것이다.
매튜스 아시아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피유시 미탈은 "우리는 (인도) 시장이 여전히 비싼 편이라고 보고 있다"며 "관세 영향으로 향후 1~2개월 동안 수익 전망이 더욱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