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PICK] 美 셧다운 끝났지만 불안은 지속…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2025-11-15

미국 현지 시각으로 지난 12일 밤, 트럼프 대통령이 임시 예산안에 서명하면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은 공식 종료되었다. 10월 1일부터 시작된 셧다운은 무려 43일 동안 이어졌고 이는 미국 역사상 최장 기록으로 남았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치적 충돌이 아니라 세계 경제와 산업계 전반에 광범위한 충격을 남기며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불확실성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정치적 충돌이 경제 시스템의 작동을 막았다

셧다운의 뿌리는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문제를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의 극한 대립이었다. 양당은 14차례나 임시 예산안을 표결했지만 단 하나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예산이 통과되지 않자 미국 정부는 법적으로 업무 수행이 불가능해졌고 연방정부는 사실상 기능 정지 상태에 빠졌다. 이로 인해 160만 명의 연방 공무원 중 약 90만 명이 무급휴직을 당했고, 나머지 70만 명은 급여 없이 필수 업무만 수행해야 했다. 항공관제 인력 부족은 항공편 지연과 취소로 이어졌으며, 공항 보안 인력의 일부는 대체 근무 체제로 돌입했다.

경제 데이터의 공백도 큰 혼란을 야기했다. 노동통계청과 상무부, 연준 등 주요 기관의 공식 발표가 중단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요한 경기 지표를 잃었다. 여기에 SNAP 식량보조 프로그램 예산이 소진되며 약 4,200만 명의 저소득층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미군 병력 급여 지연 문제도 발생해 셧다운이 국가 안보와 군 운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미국 사회는 정부 기능 중단으로 인해 공공 서비스 전반에서 심각한 불편을 겪었고, 생활 기반이 흔들리는 계층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불안감 또한 고조되었다.

임시 봉합으로 마무리된 극적 타협, 그래서 불안하다

43일간의 정치적 대립 끝에 임시 예산안은 상원에서 60대 40, 하원에서 222대 209로 통과되었다. 그 결과 2026회계연도 1월 30일까지의 임시 운영 자금이 확보되었고 농업·국방·의회 분야에 대한 연간 예산이 포함되었다. 셧다운 기간 무급휴직에 들어간 공무원 전원에게 체불 급여 지급이 보장되었고 SNAP 식량 지원 예산은 2026년까지 안정적으로 지원받게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했던 연방 공무원 해고 조치는 철회되었으며 재발 방지 조항도 합의안에 포함되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요구했던 대규모 예산 삭감안은 대부분 제외되었고 갈등의 핵심이었던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은 결국 포함되지 못해 민주당 내부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합의는 사실상 최소한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임시 봉합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셧다운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만큼 내년 예산 협상에서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는 미국의 정치적 불안정이 단발성 변수가 아니라 지속적인 국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산업계에 드리운 그림자 - 수출·환율·공급망 전반에 파급

이번 셧다운은 국내 수출기업에도 상당한 파장을 남겼다. 미국 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며 자동차, 전기차, 반도체, 기계류, 바이오 등 주요 수출 품목의 주문이 일시적으로 줄거나 납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 변동 폭이 커졌고 이는 국내 기업의 수출 수익성에 직접적인 압박을 준다. 연방정부 SOC·공공 조달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플랜트와 산업 기자재 분야는 발주 지연이라는 조기 충격을 경험했고 물류 및 통관 업무도 부분적으로 지연되며 기업 운영 리스크가 확대되었다.

여기에 미중, 미EU 간 보호무역 기조 강화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거래 안정성이 흔들리고 일부 해외 바이어들이 계약 연기나 조정을 요구하는 등 글로벌 교역 구조 전반이 불안정해졌다. 이번 셧다운이 단순히 미국 내부의 갈등에 그치지 않고 세계 공급망과 무역 시스템 전체를 흔든 이유다.

국내 기업들도 이제 분명한 대응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환율·금융 리스크에 대비한 수출보험과 헤지 전략은 필수적이며 미국 의존도가 큰 산업부터 시장을 다변화해 동남아·유럽·중동 등으로 새로운 수요 기반을 넓혀야 한다. 공급망 자체를 복수화하고 재고와 납기 계획을 재설계해 갑작스러운 정책 변수에도 대응할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또 공공기관의 무역금융·정책자금·컨설팅 지원을 적극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현지 고객과의 계약 구조를 재조정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뉴노멀이 정착할 산업계, 이제 경쟁력은 안정성 > 속도

이번 셧다운은 미국 정치의 교착 상태가 얼마나 직접적으로 세계 산업계에 충격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행정의 공백이 실물 경제를 마비시키고 이는 다시 글로벌 공급망 전체로 파급되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 국내 기업에 이번 사태는 단순한 외부 변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불확실성이 구조화된 시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장 대응을 넘어 정치·환율·규제 리스크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역대 최장기간으로 남은 미국의 43일 간의 셧다운은 세계 산업계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바로 글로벌 산업경쟁력은 속도와 규모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적 안정성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 내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에서 더 강한 공급망과 분산된 시장, 그리고 정교한 리스크관리 전략을 갖춘 기업이 다음 산업 사이클의 승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헬로티 김재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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