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이호성은 18일 대전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올가을 첫 적시타를 맞았다. 6-5로 앞서던 6회말 무사 2, 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2사 후 한화 주장 채은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4구째 커브가 우익수 앞 안타로 연결됐다. 존 아래로 떨어뜨렸는데 채은성이 기다리기라도 한 듯 잘 받아쳤다.
투수가 못던졌다기 보다 타자가 잘 친 공이었지만 이호성은 결과를 자책했다. 19일 2차전을 앞두고 이호성은 “두 타자 연속 삼진을 잡고 나서 저도 모르게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면서 “더 확실하게 낮게 던질 수 있었는데 몇 ㎝ 덜 낮게 떨어진게 안타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뼈아픈 적시타를 맞았지만 이호성은 데뷔 후 처음 맞는 포스트시즌에서 제 역할을 다해내고 있다. SSG와 맞섰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2차례 등판해 실점 위기를 막았다. 지난 9일 준PO 1차전 2사 만루 위기에서 직전 타석 홈런을 때렸던 SSG 고명준을 3루 땅볼로 막아냈다. 14일 4차전은 8회 2사 주자 3루에서 역시 고명준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호성의 활약이 없었다면 삼성의 PO 진출 또한 장담하기 어려웠다.
이호성은 “그라운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공을 던졌다”면서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남은 시리즈는 또 무조건 이겨야 하는 만큼 계속 준비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삼성은 정규시즌 불안한 뒷문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불펜 약점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큰 고민거리였다. 가을 야구는 이번이 처음인 이호성의 호투와 마무리 김재윤의 반등을 앞세워 준PO 불펜 싸움을 버틸 수 있었다.
이호성은 “확실히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많이 다른 것 같다. 마운드 위에서 느끼는 압박감이 다르더라. PO로 올라오니까 준PO 때와 또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호성처럼 젊은 투수에게 가을 야구 1이닝, 1경기로 얻는 경험치도 정규시즌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이호성은 “매경기 치를 때마다 무엇이 부족한지 복기하고 있다. 멘털적인 부분이나 기술적인 부분이나 정말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성이 올가을 거듭 성장한다면 삼성의 남은 가을 야구에도 큰 힘이 된다. 내년 시즌 불펜 전력 역시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