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공무원 최고위직
넉달 가까이 공석 상태
행정·외교 등 공백 우려
에이펙 테러 대응 비상
새 정부 들어 주요 정부부처의 1급 공무원(실장급) 인사가 4개월 가까이 지체되면서 국정과제 및 주요 정책의 추진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국가 주요 의제와 직결된 산하기관장과 해외공관 등도 장기 공석인 경우가 적지 않아 행정, 외교, 문화 등 전반에서 정책 공백이 우려된다. 특히 국가 중요 행사 대테러안전대책 수립 등을 맡는 대테러센터의 장(고위공무원단 가급(1급)) 역시 공석 상태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대테러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대부분 부처에서 1급 인사가 단행되지 않고 있다.

기재부의 경우 지난달 차관보 등 1급 전원(7명)이 사표를 제출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인 상태이고, 외교부에서는 173개 재외공관 중 공관장이 부재한 곳이 42곳에 달한다. 국방부도 중장급을 포함한 고위직 인사가 늦어지면서 안보 현장의 동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급 인사가 지체되면서 국장, 과장 인사까지 멈추며 일선 현장에선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정권 초반만 해도 모든 실국장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에 ‘1’ 정도 분량의 일을 시켜도 ‘5’로 만들어 가져가는 등 열심히 일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슬슬 정리가 되고 있어 본인이 ‘2배수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1급이나 1급에 올라가고 싶은 국장 중심으로만 일을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사표를 제출한 한 1급 인사는 “현재 살생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했을 뿐인데, 이전 정부 때 열심히 했다고 (내가) 국민의힘(사람)으로 분류됐다고 한다. 어느 정부에서든 국민을 위해서 죽기 살기로 열심히 했을 뿐인데, 네편 내편 해버리다니”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1급 인사는 대통령실에서 최종승인이 나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대통령실만 바라보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에서 몇 차례 1급 인사를 빨리하라고 지시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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