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4억 대박... “아내, 수익 누리고 빚 생기자 ‘혼자 갚아’”

2025-03-04

투자 실패로 갈등을 겪는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3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반복되는 부부 싸움에 '돌'고 '돌'아 이혼을 생각하게 된다는 '돌돌이 부부'가 등장했다.

이날 아내는 출·퇴근이 비교적 자유로운 보험설계사 일을, 남편은 화물 운전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편은 "하루 2~3건 정도 꾸준히 일해야 월평균 600~700만원을 벌 수 있다"며 "아내에게 생활비 310만원을 줘야 한다. 자기 수입이 안정됐을 때 금액을 조정하겠다고 했지만 그게 언제인지 모르지 않나. 난 지금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 달 일을 해도 마이너스인 것을 메울 수 없다. (아내가) 모르진 않을 텐데 크게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며 남편은 한 달 500만원 수입에서 아내에게 생활비 310만원을 주고, 카드값 300만원을 빼고 나면 100만원씩 적자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아내는 "내가 왜 말을 무시하는 줄 아냐. 투자할 때부터 돈 모으라고 했는데 내 말을 안 듣지 않았나. 난 당신 선택을 믿었고, 알아서 하겠거니 내버려 뒀는데 결국 좋진 않았다. 그거 때문에 마음의 조급함이 이어져 온 거 아니냐. 빚이 늘어났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남편은 "(투자로) 많이 벌었을 때가 하루에 150~200만원이다. 처음 7000만원으로 시작했다. 4개월 만에 4억원이 넘었다"며 "4년 동안 일을 쉬었다. 아내도 3년간 일을 안 했다. 그래도 집안은 돌아갔다. 계속하던 게 투자다 보니 마지막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게 잘못돼 빚으로 남게 됐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남편이 생활비에 대한 불만을 알고 있다면서도 "내가 (빚을) 갚아 줄 수도 없는데?"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은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사표 쓸 거라고만 하면서 자기 꿈이 현모양처라고 하지 않았나. 아이도 없는 상황인데 당시엔 돈 한 푼이라도 더 벌었어야 할 때 아니냐. 내가 버는 걸 보고 일 관둔다고 한 거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아내는 "투자하려고 진 빚은 당신이 떠안아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아내의 말에 남편은 "일정 부분만 아내가 도움을 주면 어떨까 했다. 둘 다 쉴 때는 제 수익으로 3년 동안 누렸다. 잘 쓸 땐 좋은 거고, 안 되니까 '너 혼자 갚아라?'"라며 속상해했다.

반면 아내는 "본인은 힘들어 죽겠는데 저는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 얘기한다. 그런 거에서 더 부딪힌다. 제가 투자를 반대하지도 않았고, 본인이 혼자 선택한 투자다. 근데 자꾸 그 힘듦의 탓을 저한테 돌리는 느낌이다. 안쓰럽다는 생각조차 안 든다"고 말했다.

남편은 생활비 310만원 외에 전세 대출, 월세, 카드값, 화물차 할부로 인해 고정 지출만 290만원으로 월 소득에 대한 압박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아내는 "고정 수입이 있는 게 아니라 아직 들쑥날쑥하다. 많이 벌었다고 펑펑 쓸 수 없다. 다음 달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저와 싸우면 일을 안 나간다. 자기 기분이 따라 행동하니 책임감이 없다고 느껴진다. 그러면서 저한테 돈 가지고 따지니까 억울하다"며 "남편 투자로 인한 빚은 갚아주기 싫어서 전세 자금 대출을 갚아주겠다고 했다. 남편은 개인 대출 이자가 더 비싼데 그걸 안 갚아주고 이걸 갚아주냐고 하더라. 남편이 투자를 잘못해 날아간 돈이고, 여기에 내 돈을 쓰긴 아까웠다. 전세 대출을 갚으면 나중에 저희 돈이 되지 않나"라고 전했다.

이를 들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은 "남편은 투자로 빚을 지게 됐는데, 그게 가족과 잘 살려고 한 것이지 낭비하거나 도박을 한 건 아니지 않나"라며 "현재 아내에게 생활비를 주면 빚이 더 늘어나는 상황인데, 그거에 대해 아내의 표현은 '몰라. 네가 알아서 해'라고 들릴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아내는 "남편이 돈 벌면서 저는 집에 있을 때 남편이 무시했던 게 마음에 응어리가 남았다. 아무리 호소해도 내 얘기는 듣지 않고 남의 말만 듣고 투자해놓고 이제 와서 힘들다고 하니까 그거에 대한 반감이 있다"고 했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mingt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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