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수비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마레이는 이를 증명했다!

2025-04-25

수비를 갖춘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LG와 아셈 마레이(202cm, C)가 그랬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기자 또한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창원 LG는 2019~2020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세 시즌 연달아 봄 농구를 하지 못했다(2019~2020시즌은 코로나19로 조기 중단됐다). 그러나 조상현 LG 감독이 2022~2023시즌부터 부임한 후, LG는 3시즌 연달아 4강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LG는 순식간에 강팀으로 거듭났다.

LG가 강팀이 된 이유. ‘수비’다. 조상현 LG 감독이 수비 시스템을 철저히 입혔다. 그리고 아셈 마레이가 수비 시스템의 핵심을 자처했다. 그래서 LG는 어지간하면 무너지지 않았고, 마레이의 가치 또한 점점 높아졌다.

LG는 2024~2025 4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한다. 현대모비스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압도적인 높이를 보여줬다. 특히, 숀 롱(206cm, F)과 게이지 프림(205cm, C)이 교대로 정관장 림 근처를 파괴했다.

그렇지만 마레이는 정관장 외국 선수(조니 오브라이언트-디온테 버튼)와 다르다. 정통 빅맨인 마레이는 골밑 수비와 박스 아웃, 공격 리바운드 등을 주특기로 한다. 마레이가 숀 롱 혹은 프림을 1대1로 제어할 수 있다.

다만, LG 다른 외국 선수인 대릴 먼로(196cm, F)가 골밑 싸움에 능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마레이가 긴 시간 동안 골밑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숀 롱과 프림의 파괴력을 억제시켜야 한다. 그런 이유로, 마레이의 골밑 수비는 LG한테 더더욱 중요하다.

# Part.1 : 떨어진 수비 지배력, 그 이유는?

마레이는 프림과 1대1로 맞섰다. 다만, 마레이는 프림과 숀 롱 모두 막아야 한다. 그래서 조상현 LG 감독은 경기 전 “마레이가 1대1로 막는 게 최선이다. 그렇지만 마레이 혼자서 프림과 숀 롱을 제어하기 어렵다. 그래서 여러 수비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레이가 1대1로 막되, 칼 타마요(202cm, F)가 옆에서 도와줬다. 타마요는 도움수비 혹은 바꿔막기로 마레이의 부담을 덜어줬다. 그 사이, 마레이는 프림의 볼에 손질. 프림의 턴오버를 유도하거나, 프림의 야투 실패를 무위로 돌렸다.

그렇지만 LG의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공격을 실패한 LG는 정돈된 수비를 해내기 어려웠다. 마레이 또한 장점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1쿼터 종료 4분 31초 전에는 이우석(196cm, G)의 속공에 파울을 범했다. 파울을 범한 마레이는 벤치로 물러났다.

박정현(202cm, C)과 대릴 먼로(196cm, F)가 마레이의 빈자리를 메워야 했다. 그렇지만 두 선수도 프림의 달리기를 막지 못했다. 오히려 현대모비스 빅맨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대처하지 못했다. 이를 지켜본 조상현 LG 감독은 마레이와 타마요를 다시 준비시켰다.

# Part.2 : 마레이의 매력 -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LG가 여러 대책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22로 2쿼터를 시작했다. 마레이와 타마요는 숀 롱-함지훈(198cm, F)과 마주했다. 마레이가 숀 롱을 막고, 타마요가 함지훈을 막았다.

그러나 마레이와 타마요 모두 골밑 수비를 해내지 못했다. 마레이는 숀 롱의 높이를 제어하지 못했고, 타마요는 함지훈의 엉덩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그래서 LG는 2쿼터 시작 2분 만에 12-26까지 흔들렸다.

그렇지만 LG는 최근 3년 동안 쉽게 무너진 적 없다. 마레이도 그랬다. 림 근처에서 현대모비스의 공격을 어떻게든 제어했다. 특유의 물러나는 스텝과 간결한 손질로 현대모비스의 득점 속도를 늦췄다. 수비 이후에는 속공까지. 그래서 LG는 2쿼터 시작 2분 50초 만에 16-26을 만들었다. 현대모비스의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소진시켰다.

마레이는 숀 롱과 정면 승부했다. 낮은 자세와 강한 몸싸움으로 숀 롱에게 점프할 틈을 주지 않았다. 마레이가 1대1 수비를 해냈기에, 나머지 4명이 1대1 수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특히, 타마요가 함지훈이나 장재석(202cm, C)의 백 다운을 잘 버텼다. 그래서 마레이도 숀 롱에게 힘을 쏟을 수 있었다. LG로서는 수비 선순환이 이뤄졌다.

마레이는 디나이 디펜스를 했다. 숀 롱의 앞에 선 후, 숀 롱에게 가는 볼을 저지했다. 그러면서 현대모비스의 볼 흐름을 지켜봤다. 어려운 수비였다. 수비 시선을 앞뒤로 둬야 했기 때문이다.

마레이는 현대모비스의 골밑 공격을 어떻게든 차단했다. 그렇지만 2쿼터 종료 1분 21초 전 두 번째 파울을 범했다. 또, 심판의 판정에 격앙됐다. 이를 지켜본 조상현 LG 감독은 먼로와 박정현을 신뢰하기로 했다. 2쿼터 잔여 시간을 두 선수에게 맡겼다.

# Part.3 : X-FACTOR의 등장? 2% 아쉬웠던 수비!

마레이가 빠졌지만, 코트에 있는 5명이 수비로 똘똘 뭉쳤다. 수비력을 끌어올린 LG는 27-32로 3쿼터를 시작했다. 마레이는 좋은 흐름 속에 코트로 돌아왔다. 그리고 타마요와 수비 호흡을 맞췄다.

타마요가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프림을 견제한다. 그리고 프림의 속공을 따라간다. 마레이는 타마요의 뒤에서 도움수비를 기다렸다.

그러나 타마요가 3쿼터 시작 1분 32초 만에 3번째 파울을 범했다. 타마요가 수비 강도를 높이기 어려웠다. 그래서 조상현 LG 감독은 박정현을 타마요 대신 투입했다. 공격력 감소를 감수해야 했지만, ‘골밑 수비’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마레이가 프림에게 붙었다. 마레이는 자리 싸움부터 했다. 마레이와 힘싸움에서 밀린 프림은 3쿼터 시작 2분 21초 만에 오펜스 파울을 범했다. 게다가 3번째 파울. 마레이의 수비가 분위기를 바꿔버렸다.

그리고 박정현이 숀 롱을 막았다. 박정현은 소위 말해 ‘선’을 지켰다. 파울과 굿 디펜스의 경계선을 지켰다. 밀당을 완벽히 한 박정현은 숀 롱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이는 유기상의 역전 속공 3점(37-34)으로 연결됐다. 4,501명의 관중은 어느 때보다 데시벨을 높였다.

마레이가 숀 롱을 버텼고, 박정현은 이대헌(196cm, F)을 1대1로 막았다. 동시에, 도움수비를 준비했다. 마레이와 박정현의 합이 꽤 잘 맞았고, 수비를 해낸 현대모비스는 45-37까지 치고 나갔다.

다만, 불안 요소가 있었다. 파울이었다. 마레이는 3쿼터 종료 4분 30초 전 3번째 파울을 범했고, 박정현은 3쿼터 종료 4분 17초 전 3번째 파울을 기록했다. 조상현 LG 감독이 마레이를 빼줬으나, 박정현은 코트에 남아야 했다. 박정현만큼은 ‘파울 변수’를 극복해야 했다.

박정현의 파울은 더 쌓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먼로와 박정현이 숀 롱을 함께 막아야 했고, LG는 ‘수비 균열’과 마주했다. 특히, 이대헌에게 3점과 코너 점퍼를 허용. 앞설 수 있었던 LG는 48-49로 3쿼터를 마쳤다.

# Part.4 : 마지막 집중력

마레이는 4쿼터 시작하자마자 코트로 나섰다. 프림의 달리기와 백 다운을 잘 막았다. 그렇지만 자유투 라인에 선 프림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래서 LG도 현대모비스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타마요가 결국 프림을 막아야 했다. 타마요는 프림의 팔 벌리는 동작을 현명하게 대처했다. 밀어내는 동작으로 프림을 밀어냈다. ‘볼 쥐는 프림’을 경기 구도에서 없애버렸다. 프림을 없애버린 LG는 58-53으로 앞섰다. 남은 시간은 4분 41초였다.

현대모비스가 후반전 두 번째 타임 아웃을 요청한 후, 마레이가 프림을 막았다. 프림이 볼을 쥐었지만, 마레이는 프림의 빈틈을 포착했다. 왼손으로 프림의 볼을 긁어냈다. 그래서 LG는 또 한 번 달릴 수 있었다.

마레이와 타마요의 협력수비도 잘 이뤄졌다. 그렇지만 타마요가 한 발 늦게 반응했다. 이로 인해, 경기 종료 2분 40초 전 4번째 파울을 범했다. LG의 첫 번째 불안 요소가 발생했다.

마레이가 경기 종료 1분 10초 전 4번째 파울을 기록했다. ‘타마레이 콤비’ 모두 파울 트러블에 노출됐다. LG의 골밑 수비가 헐거워질 수 있었다. 그래서 유기상(188cm, G)을 포함한 LG 선수들이 협력수비를 계속 준비했다. 현대모비스 빅맨들에게 ‘여기 있어요’라고 신호를 줬다.

덕분에, LG가 페인트 존 실점을 하지 않았다. 반대로, 현대모비스 림 근처에서 점수를 쌓았다. 경기 종료 18.5초 전 67-64로 앞섰다.

LG는 현대모비스의 3점을 막으면 됐다. 그래서 LG 선수들은 현대모비스의 스크린을 바꿔막기로 대응했다. 마레이도 유기상의 매치업이었던 이우석에게 강하게 달라붙었다. LG가 이우석한테 3점 3개를 맞았기 때문.

압박당한 이우석은 프림에게 볼을 넘겼다. 마레이와 바꿔막기한 유기상이 프림을 귀찮게 했다. 파울을 각오한 수비를 했다. 이는 프림의 슈팅 밸런스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프림의 슛이 결국 빗나갔고, LG는 67-64로 1차전을 잡았다. 챔피언 결정전 진출 확률 77.8%(42/54)를 확보했다. 이는 ‘KBL 역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 확률’이다.

# Part.5 : Feedback

조상현 LG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현대모비스의 빅맨과 외국 선수들을 대비해, 수비 매치업을 여러 개 작성했다. (장)재석이가 어느 외국 선수랑 나오든, 마레이가 도움수비수를 맡았다. 대신, 숀 롱이 뛰면, 마레이가 숀 롱을 1대1로 막았다. (박)정현이와 (대릴) 먼로가 나갈 때, 두 선수도 정해진 매치업을 잘 이행했다”며 ‘매치업 변화 전략’을 이야기했다.

이어, “(박)정현이도 잠깐 동안 잘해줬다. 몸싸움과 박스 아웃 등을 잘해줬다. 파울 역시 강하게 했다. 그랬기 때문에, 현대모비스 외국 선수의 기세가 가라앉은 것 같다. 그리고 현대모비스는 4~5번을 중요하게 여기는 팀이라, 정현이가 앞으로 더 많이 뛰어야 한다”며 박정현의 숨은 공헌도를 덧붙였다.

그리고 박정현이 12분 41초를 버텨줬기에, 타마요가 승부처 때 수비에 신경 쓸 수 있었다. 조상현 LG 감독은 “KBL 특성상, 수비를 해야 한다. 타마요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상위권 팀들이 수비를 잘한다. 그런 점을 타마요에게 주입시켰고, 타마요도 수비 방향성을 잘 이행하고 있다”며 타마요를 칭찬했다.

정인덕(196cm, F)도 “현대모비스는 높이를 강점으로 삼는 팀이다. 그렇지만 마레이와 타마요가 현대모비스의 높이를 잘 제어해줬다. 평소보다 수비를 잘해줬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도 살아날 수 있었다”며 마레이와 타마요의 수비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렇지만 수훈 선수로 선정된 마레이는 “현대모비스는 많은 활동량을 지녔다. 그래서 이번 경기하는 게 더 어려웠다. 또, 숀 롱과 프림 모두 쉽지 않다. 두 선수 모두 피지컬과 활동량을 갖췄다. 그래서 나랑 타마요 모두 활동량을 늘려야 했다”며 현대모비스와 마주하는 걸 어려워했다.

또, LG 주전 5명 중 4명이 30분 이상을 소화했다. 특히, 유기상은 양 팀 최다인 36분 28초를 소화했다. 조상현 LG 감독 역시 “주전 5명 모두 30분 내외를 소화했다. 비록 하루 걸러 경기를 하지만, 휴식과 컨디셔닝을 더 신경 써야 한다. 시리즈가 길어질 수 있기에, 주전들의 컨디션이 더 중요하다”며 걱정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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