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 서열 5위인 먀오화(苗華·69) 상장(대장 격)의 직무 정지를 둘러싸고 미스터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미 한달 전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직무가 정지됐는 데도, 중국 국방부가 최근에야 이런 사실을 공개하면서다.
지난달 28일 우첸(吳謙) 국방부 대변인은 “먀오화 상장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당 중앙의 연구를 거쳐 정직 조사를 결정했다”며 먀오 상장의 낙마를 공식화했다. 지난해 리상푸 국방부장에 이어 중앙군사위 위원으론 두 번째 낙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석을 맡고 2명의 부주석과 4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중앙군사위는 중국의 군사력을 총괄하는 최고지휘부다.
먀오 상장이 관영 매체에 마지막으로 포착된 건 지난 10월 29일 중앙당교에서 열린 장관급 세미나에서다. 그가 참석한 모습이 당일 중국중앙방송(CC-TV)의 메인뉴스를 통해 보도됐다.
다만 동급인 중앙군사위 위원 중 서열 4위 류전리와 서열 6위 장성민 위원 사이에 앉지 못했다. 대신 그보다 뒤쪽 천시 중앙당교 교장과 니웨펑 허베이성 서기 사이에 남색 해군 정복 차림으로 착석했다.
먀오 상장의 이런 좌석 배치는 이미 당시에 중앙군사위 위원 및 정치공작부 주임 직무가 정지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는 2017년 중앙군사위 위원에 임명된 뒤 군의 선전·사상·인사 및 장성 고과를 총괄하는 정치공작부 주임을 7년째 겸직한 군부의 핵심 실세였다.
지난 7월 9일 거행된 허훙쥔(何宏軍·63) 상장 진급식이 이번 사태의 예고탄이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상장 진급식에서 허훙쥔은 비상설 직책인 정치공작부 상무부주임에 임명됐는데, 과거 이 직책으로 중앙군사위 위원을 겸직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커우젠원(寇健文) 대만 정치대 동아연구소 교수는 “허훙쥔의 승진은 시 주석이 그를 중시한다는 증거”라며 “향후 중앙군사위 위원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먀오 상장의 최종 처벌 수위는 아직은 미지수다. 중국 권력의 내부 사정에 밝은 홍콩 성도일보는 2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리상푸와 달리 먀오화는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일 뿐 ‘법률 위반’이 아니다”며 “추가로 범죄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투옥을 피할 수 있지만, 관직과 상장 계급은 취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방 언론(파이낸셜타임스)에 부패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된 둥쥔(董軍·63) 국방부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우첸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7차례 “국방부장 둥쥔”, “둥 부장”을 호명한 기록이 국방부 홈페이지에 실렸기 때문이다. 우 대변인은 둥쥔 낙마설에 대해 “완전한 날조”라며 “유언비어를 날조한 저의를 알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27일 관련 질문에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이는 지난해 9월 11일 리상푸 전 국방부장 실종설이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의 소셜미디어(SNS)로 퍼지자 마오 대변인이 관련 질문을 한 기자에게 “당신이 언급한 사안을 알지 못한다”며 즉답을 피했던 것과 대조된다. 이와 관련, 가오신(高新) 재미 시사평론가는 “고위층에서 외교부에 둥쥔 조사설을 명확히 부정하도록 지시했을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