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
부정맥,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병
두근거리면서 실신·어지럼증 동반 때 위험
약물로 치료 안되면 심장 부위 지지는 시술로
메디컬 토크 프로그램 '지금, 명의'
부정맥 편, 강동경희대병원 진은선 교수 출연
18일 오후 9시 서울경제TV서 방영

부정맥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치료가 필요 없는 가벼운 경우부터 갑작스러운 급사를 일으키는 치명적 질환까지 매우 다양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는 "부정맥은 생사를 가르는 위험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 시점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가슴 두근거림 자체보다는 실신과 어지럼증이 동반되면 위험한 부정맥이며, 증상이 나타나면 심전도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은선 교수는 국내 1세대 여성 부정맥 전문의다. 부정맥은 심장내과 중에서도 복잡하고 고난도 치료 전략이 필요한 분야이지만, 진 교수는 심장을 완전하게 알고 싶어서 부정맥을 전공으로 택했다 한다.
진은선 교수가 18일 토요일 오후 9시에 방영되는 서울경제TV 메디컬 토크 프로그램 '지금, 명의'에 출연한다. 부정맥의 종류와 위험 정도, 심전도 검사의 중요성과 최신 치료법 등 부정맥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해 설명한다.
-부정맥은 어떤 병인가?
심장은 원래 규칙적이고 일정한 속도로 뛰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맥박이 너무 빠르거나(빈맥), 너무 느리거나(서맥), 불규칙하게 뛰면 모두 부정맥이라고 부른다.
-가슴이 두근거리면 부정맥인가?
두근거린다고 다 부정맥은 아니다. 긴장, 카페인, 스트레스, 운동 등으로도 심장 박동은 빨라질 수 있다. 이런 생리적인 두근거림은 정상이다. 그러나 ‘느낌’만으로는 구분이 불가능하며, 부정맥 여부는 두근거리는 증상이 생겼을 때 ‘심전도 검사’를 통해서만 그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두근거림보다 위험한 것은 '어지럼'과 '실신' 증상이다. 이런 증상은 귀, 뇌, 혈압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심장 문제로 발생한 실신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어지럼증이나 실신을 경험했다면 신경과나 이비인후과 진료만으로 끝내지 말고, 심장혈관내과를 방문해 심전도 등 심장 관련 검사를 꼭 받아봐야 한다.
-심장이 '쿵' 하고 멎거나 내려앉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조기 수축'이라고 부르는 부정맥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다가 한 번씩 툭 건너뛰면서 덜컹하거나 훅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조기수축은 매우 흔하며 대부분 위험하지 않다. 부정맥은 아주 경미하고 흔한 조기 수축부터 생기기만 하면 급사할 수 있는 종류까지 아주 다양하다.
-급사할 수 있는 위험한 부정맥은 무엇인가?
가장 위험한 부정맥은 ‘심실세동’과 ‘심실빈맥’이다. 온몸으로 피를 뿜어줘야 할 심실이 제대로 뛰지 못하고 파르르 떨기만 하면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때에도 심실세동과 심실빈맥이 종종 동반돼 급사의 원인이 된다.
-최근 증가하는 '심방세동'은 어떤 병인가?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고 파르르 떨리는(세동) 부정맥이다. 심방 안에서 피가 정체되면서 혈전(피떡)이 생기기 쉽고, 이 혈전이 뇌로 날아가 뇌경색증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한 부정맥이다. 심방세동은 실제로 뇌졸중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특히 고령층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의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부정맥 치료는 어떻게 하나?
조기수축 등 대부분의 부정맥은 치료가 필요 없다. 일부 부정맥은 약물로 조절되기도 한다. 그러나 약물이 잘 안듣고 재발하면 시술을 해야 한다. 시술은 전극도자 절제술이 대표적이다. 긴 기구를 심장 안에 넣어 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심장의 부위를 고주파 에너지로 지져서(괴사시켜) 없애는 시술이다. 최근에는 펄스장(PF) 절제술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도입된 시술로, 직류 전기를 이용한 펄스장 에너지로 심장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주변 조직의 손상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심장이 너무 느린 서맥에는 인공 심장 박동기를 삽입해 심장 박동을 돕고, 급사 위험이 높은 심실세동이나 빈맥에는 제세동기(ICD)를 삽입해 강한 전기충격을 가해 심장을 정상 리듬으로 회복시킨다.
-부정맥을 예방하려면?
먼저 심방세동 등의 발생률을 높이는 고혈압,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비만 등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근경색·협심증 환자라면 특히 부정맥 관리를 잘 해야 한다. 과도한 흡연과 음주를 피하고, 스트레스 관리는 필수다. 부정맥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 불안, 걱정, 스트레스는 부정맥을 더 잘 촉발시키므로, 정신 건강도 챙겨야 한다.
한편, 커피를 마실 때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사람도 있는데,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커피가 부정맥 발생률을 높이지 않는다. 다만, 카페인 감수성은 사람마다 매우 다르다. 커피를 마시고 유난히 두근거림을 느낀다면, 굳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디카페인 커피를 권한다.
-부정맥 환자에게 한 말씀
부정맥은 걱정과 불안, 스트레스가 있으면 더 심해진다. 걱정한다고 결과가 달라지지 않으므로 부정맥이 우려된다면 심전도를 찍어 확인하자. 부정맥 진단이 됐다면 전문가와 상의해 치료를 받으면 된다. 부정맥은 무서운 병일 수도 있지만, 정확히 알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