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브랜드는 생존전략 고민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 중후반까지 치솟으며 '고환율 뉴노멀' 국면이 굳어지는 가운데 수입차 업계의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구조적으로 환율 민감도가 높은 산업인 만큼, 브랜드별 결제 방식에 따라 비용 충격과 가격 전략, 판매 흐름이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 33분 기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보다 0.9원 오른 1476.5원을 기록하고 있다. 환율은 3.6원 낮은 1472.0원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1470원선 부근에서 등락하다가 오후 들어 다시 상단을 높이는 흐름을 보였다.
장중 환율이 1470원대를 안정적으로 상회하면서 수입차 업계는 환율 부담이 일시적 충격을 넘어 구조적 리스크로 고착되는 데 대한 경계감을 키우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크게 본사와 원화로 결제하는 브랜드와 달러(또는 유로 등 본국 통화)로 결제하는 브랜드로 나뉜다.
원화 결제는 환율 변동 리스크를 해외 본사가 흡수하는 구조인 반면, 달러 결제는 국내 수입사가 외화를 조달해 송금해야 해 환율 급등 시 수입 비용이 즉각적으로 늘어나는 방식이다.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에 머무는 현재 환경에서 이 결제 구조 차이가 브랜드 경쟁력의 새 변수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러니하게도 BMW,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렉서스), 볼보, 아우디, 폭스바겐 등 상위권 대형 브랜드는 대부분 원화 결제 구조를 운영한다.
이들 브랜드는 환율 상승분을 국내 판매가에 곧바로 반영할 필요가 적고, 외화 위험을 본사가 헤지해 가격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고환율 국면에서도 판매량과 점유율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키며 시장 상위권을 고착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일부 모델은 가격 방어 효과로 소비자 수요가 더 집중되는 반사이익도 관측된다.
반대로 한국GM(쉐보레·캐딜락), 포드, 스텔란티스(푸조·지프), 혼다, 테슬라 등은 달러 결제 구조로 운영돼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는 그룹이다. 환율이 1470원대까지 오르면 동일 물량을 들여오더라도 원화 기준 수입 단가가 크게 상승해 가격 인상 압박이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일부 브랜드는 연식 변경과 함께 이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19일 출시된 캐딜락의 전기차 에스컬레이드 IQ가 현지 가격보다 약 5000만원 높게 책정된 것도 같은 흐름이다.
환율이 고점권에서 장기화될 경우 추가 인상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격 인상은 곧바로 구매 심리 위축과 할인 여력 축소로 연결돼 판매 감소의 악순환을 만들 소지가 크다.
고환율 부담은 수입차 업계가 겪는 다른 비용 요인들과 겹치며 '3중고'를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비 상승과 원자재 가격 변동, 여기에 환율 급등까지 중첩되면서 수입 원가가 지속적으로 상향 압력을 받는 구조다.
특히 물량 규모가 작은 중견·틈새 브랜드일수록 환율 충격을 흡수할 완충 여력이 부족해 내년도 사업계획이나 라인업 전략을 보수적으로 재조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 차원의 가격 인상 요구가 커지지만 국내 경기와 소비심리를 고려하면 쉽게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율이 뉴노멀로 굳어지면 달러 결제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 약화가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수출 비중이 높아 고환율이 외화 환산 이익을 늘리는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미국 고율 관세 부담과 조달 비용 상승 등 변수가 병존해 환율 효과가 전적으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평가도 있다.
chan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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