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반복된 참사, 2009년 안중사와 2023년 채상병

2024-07-03

[울산저널]박창홍 시민기자= 7월 19일이면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1주기다. 1년 전 채상병 순직 사건과 이를 둘러싼 외압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 중 하나가 해병대 임성근 소장이다. 그는 채상병 부대가 속한 1사단의 사단장이었다. 임 소장이 논란의 중심에 선 이유는 채상병의 순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고 사건을 조작하기 위해 청와대 외압이 기름을 부었기 때문이다.

2023년 여름, 급류에도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구명 조끼조차 '입지 못하게' 하고 투입시킨 것이 바로 임 소장이다. 임 소장은 청문회에서 지도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명백한 지시였다.

게다가 그는 바둑판식 수색을 지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임 소장은 "(구명 조끼 입지 말고) 티셔츠와 전투복 하의만 입고 수색 활동을 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그 결과 채상병은 맨몸으로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이번 사건은 2009년 안중사 순직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안영우 하사(순직 후 중사)는 같은 해 6월 <1박 2일> 방송에서 방송인 강호동과 직접 씨름을 한 화제의 인물이었지만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대대장인 임성근은 악천후에 훈련을 감행해 부하를 순직하게 했지만 무혐의 판결을 받고 이후 승진을 거듭해 해병대 1사단의 사단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과 안전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또다시 비극을 초래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응 방식 역시 논란을 낳고 있다. 윤 대통령은 폭우가 예보되자 한덕수 총리에게 이에 대처할 것을 지시했으며, 한 총리는 행정안전부에 "늦은 밤이라도 경찰과 군부대에 지원을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2009년 부하가 순직하는 데 직속 상관이었던 임성근은 이제 별까지 달고 사단장이 되어 또다시 무리한 지시를 내렸고, 그 결과 채상병은 순직했다.

이 사건은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이태원 참사는 명백한 인재였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제대로 된 원인규명과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나갔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

오송 지하도 참사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사회적 참사는 공동체 안전 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조찬기도회에 따로 만나 얘기한 ‘10·29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발언이 공개된 것이다.

박홍근 의원 등 복수의 인사들이 당시 김 전 의장에게 비슷한 취지의 말을 전해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김진표 전 의장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즉각 반박하고 있지만, 파문은 확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를 두고 좌파 언론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를 의혹으로 삼았다고 박홍근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경찰 등의 수사에서 사실무근으로 드러난 이 같은 음모론은 극우 유튜브와 일부 커뮤니티에서 제기됐다.

채상병 순직일인 7월 19일을 앞두고 전국이 술렁이고 있다. 울산에서도 분향소 설치와 1주기 추모 집회가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민주당 등 범야권이 참여한 '거부권 거부 울산시민행동'이 태동한다는 소식은 향후 이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하게 만든다.

이번 채상병 순직 사건은 군 지휘관의 안전 의식 부족과 지휘 체계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피해자와 그 가족의 상처를 치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자 처벌과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군 내부의 철저한 반성과 변화가 없으면 이러한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핵심 증인들 3명이 증인 선서를 거부하는 청문회를 통해 ‘대통령 격노’ 등으로 청와대 개입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특검을 거부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이 현재 9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