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성별 따라 다른 키 성장, 사춘기 시작이 열쇠

2025-01-13

자녀의 성장 시기를 이해하는 건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는 기회와 같다. 실제로 남녀의 성장 발달에는 단순한 신체적 변화 이상의 생물학적 이유가 숨어 있다. 사춘기 시작 시점과 성장호르몬의 작용, 성장판 폐쇄 시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방법을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신희 교수의 목소리로 재구성했다.

안녕하세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김신희입니다. 오늘은 많은 부모님과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주제, '왜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보다 어렸을 때 더 빨리 키가 크는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저학년까지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키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고학년이 되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여자아이들은 키가 훌쩍 크고 제법 숙녀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반면 남자아이들은 아직 ‘아기 티’를 벗지 못한 것처럼 보이죠.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요?

이 모든 것은 사춘기의 시작 시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여자아이들은 대개 10~12세에 사춘기를 시작합니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이보다 약 2년 늦게, 11~13세쯤 시작하죠. 이 사춘기 시작의 차이가 초기 성장 속도의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여자아이들은 보통 9~10세쯤부터 가슴 발육을 시작으로 사춘기에 접어듭니다. 이 시점부터 성장 속도가 점점 빨라지다가 12세 무렵에 키가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시기, 즉 신장 최대속도(PHV)에 도달합니다. 이때 여자아이들은 1년에 평균 8~9cm 정도 키가 자랍니다. 이후에는 체중 최대속도(PWV)가 뒤따르고, 대개 12~13세에 초경이 시작됩니다.

초경 전후로 키 성장 속도에 큰 변화가 생깁니다. 초경 6개월 전부터는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초경 이후 2년 정도면 대부분의 긴 뼈 성장이 마무리됩니다. 이는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이 뼈 성숙을 촉진하고 성장판을 닫히게 하기 때문입니다. 초경 이후 여전히 조금 더 자랄 수는 있지만 그 폭은 평균 2~3cm 정도입니다.

남자아이는 성장 속도가 느리지만 더 오래 지속됩니다. 남자아이의 신장 최대속도는 여자아이보다 2년 늦은 14세 무렵에 찾아옵니다. 이때는 연간 10~11cm 정도로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집니다.

성장 호르몬과 성호르몬의 작용도 남녀 간의 성장 차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여자아이의 에스트로겐은 사춘기 초기에 빠른 성장을 돕지만 비교적 빨리 성장판을 닫아 성장이 종료되게 합니다. 반면 남자아이의 테스토스테론은 사춘기 후반기에 더 강하게 작용하면서 성장 속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됩니다. 남자아이의 성장판은 여자아이보다 늦게 닫힙니다. 대개 18~20세까지 키가 자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자아이들이 어렸을 때 더 빨리 키가 크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춘기가 더 일찍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종 키는 남자아이가 더 큰 경우가 많은데 이는 남자아이가 사춘기 후반기에 더 많이 크고 성장 기간이 더 길기 때문입니다.

키 성장에는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영양 상태, 수면 습관, 운동량과 같은 환경적 요인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모님께서도 아이들의 성장 속도를 지나치게 비교하지 마시고 각자의 속도와 리듬에 맞춰 성장을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결국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아름답게 성장할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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