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실종된 6세 소녀의 유해가 14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최근 NHK와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와테현 야마다마치에 살던 야마네 나쓰세 양의 유골이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마치 해안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유골은 지난해 2월 해안 정화 활동 중이던 건설 노동자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다. 발견 지점은 당시 실종 장소에서 약 100㎞ 떨어진 곳이었다. 미야기현 경찰은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과 치아 감정을 통해 지난 10월 9일 나쓰세 양임을 확인했으며, 16일 가족에게 유골을 인도했다.
나쓰세 양은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동북부를 덮쳤을 당시 할머니와 함께 집에 있다가 파도에 휩쓸렸다. 할머니는 구조됐지만, 나쓰세 양은 2500명에 달하는 실종자 가운데 한 명으로 남았다. 가족은 사고 이후 수개월간 피난소와 시신 안치소를 찾아다녔지만 끝내 아이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유족은 사망 신고를 한 뒤 매년 생일마다 나쓰세 양이 좋아하던 케이크를 제단에 올리며 그리움을 달랬다. 어머니 치유미 씨(49)는 작은 유골함을 품에 안고 “잘 돌아왔구나, 돌아와 줘서 고맙다”고 속삭였다고 전해졌다. 그는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이제야 네 식구가 다시 함께 사는 기분이다. 멈춰 있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도모노리 씨(52)는 “이제 딸을 집으로 데려올 수 있게 됐다. 더 많이 함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딸을 잃은 뒤 오랜 죄책감에 시달려온 할머니 역시 소식을 듣고 울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을 접한 일본 누리꾼들은 “작은 뼛조각이라도 발견된 것은 기적 같다”, “성인이 되는 나이에 부모 곁으로 돌아온 효심 깊은 딸 같다”며 안타까움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2011년 3월 11일 일본 혼슈 동북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9.0 지진으로 도호쿠 지역에는 높이 10m를 넘는 쓰나미가 덮쳤다. 이 사고로 2만 명 가까운 주민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으며,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원자로 3기에서 핵연료가 녹아내리며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방출됐다. 대피 생활 중 건강이 악화돼 숨진 지진 관련 사망자 3523명을 합치면 희생자는 2만2000명에 육박한다. 여전히 수백 명이 실종 상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