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올리브영이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면서 K뷰티 유통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방대한 고객 리뷰 데이터베이스(DB)에 고유 AI 기술을 접목하면서 시너지를 노린다. AI 등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는 '초개인화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시동을 걸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리뷰로 찾는 AI 추천 테마' 서비스를 선보였다. 4000만개에 달하는 소비자 리뷰를 학습한 자체 AI 모델이 매일 새로운 주제를 생성하고, 주제에 맞는 상품을 선별해 보여준다.
이번 서비스의 핵심은 올리브영이 직접 개발한 '스몰 초거대언어모델(sLLM)'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LLM과 달리 특정된 적은 데이터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올리브영의 sLLM은 자사 리뷰 데이터에 초점을 맞췄다. 리뷰 분류와 표현 추출, 검증, 테마 생성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리뷰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 10만개 표현을 추출했다. 이를 기반으로 매일 새로운 테마를 생성해 주제별 맞춤 상품을 최다 15종까지 추천한다.
올리브영 측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 리뷰 데이터를 분석·적용한 첫 사례”라면서 “앱 사용자는 실제 소비자들이 남긴 생생한 후기를 기반으로 맞춤형 쇼핑 경험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의 AI 서비스는 'K뷰티' 생태계에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상품기획과 유통에 집중한 헬스앤뷰티(H&B) 스토어가 AI·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 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선 신호탄 사례이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은 sLLM은 소비자 취향을 정밀하게 분석해 상품 추천과 큐레이션 역량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올리브영에 상품을 공급하는 중소 브랜드들도 데이터 공유와 협력 등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향후 글로벌몰에 SLLM을 적용하면 해외 고객 유치 효과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올리브영 매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해외 거주 고객에게 AI가 마치 올리브영 매장 직원처럼 주요 상품을 추천하면서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리뷰 신뢰성'을 중시하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실제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 추천은 구매 전환을 높이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리브영은 향후 내부 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하는 sLLM을 고도화해 개인화 추천을 강화할 계획이다. 단순히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벗어나 AI 중심 '고객 중심 데이터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작성한 양질 4000만개 리뷰를 기반으로 선보인 이번 서비스는 고객들과 함께 만들어낸 것”이라면서 “리뷰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더욱 수준 높은 고객 중심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