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하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금융감독원에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 등 정책 일관성을 지켜 달라”고 요구했다.
12일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12개 PEF 운용사 CEO들은 “PEF 업권도 기업지배구조 개선, 주주가치 제고 등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이 같이 촉구했다. 금감원은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 등을 계기로 MBK파트너스를 비롯한 PEF 운용사 CEO들을 서울 여의도 청사로 소집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H&Q,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PE, SKS PE, VIG파트너스, UCK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 스톤브릿지캐피탈, JKL파트너스, KCGI 등의 CEO가 참석했다.
CEO들은 이 자리에서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금융 환경에도 밸류업 등 자본시장 당면 과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지적된 일부 불건전 영업 행위는 업권 전체의 신뢰 문제로 받아들이고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PEF에 대한 인식이 단기 차익 추구,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부정적인 방향으로 형성돼 안타깝다”며 “앞으로 밸류업에 기여하고 건전한 투자 문화를 조성해 PEF 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 PEF 운용사 CEO들과 금융 자본의 산업 지배 동향에 대한 논의를 개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PEF 수는 1126개, 출자약정액은 140조 원을 기록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M&A 시도를 두고 “과거에는 당국이 산업 자본의 금융 지배에 대한 고민을 했다면 이제는 금융 자본의 산업 지배에 대한 부작용을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회의를 주관한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최근 일부 PEF의 경영권 분쟁 참여, 소액주주와의 이해 상충 등의 행위가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며 “기존의 금산분리와는 다른 관점에서 PEF의 바람직한 역할과 책임에 관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교적 단기수익 창출이 목표인 PEF가 자칫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며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다른 사람들의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