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중앙회, 차기 회장 인선 두고 ‘이상기류’…금융당국 ‘대기’ 주문에도 절차 강행

2025-03-26

【 청년일보 】 저축은행중앙회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을 둘러싸고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공모 작업만 개시하고 추후 일정은 중단, 대기할 것을 요구했으나, 저축은행중앙회는 기존 일정대로 인선 절차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금융당국과의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일각에서는 차기 회장 인선을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향후 부동산 PF 사안 등 저축은행업계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 해소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27일 금융당국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의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 5일 첫 회의를 진행, 차기 회장 후보 모집을 위한 논의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달 20일 꾸려진 저축은행중앙회 회추위는 저축은행 대표 4인과 외부 전문이사 2인, 전직 회장 1인 등 총 7인으로 구성됐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추위는 지난 17일 제20대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후보자 접수 결과 오화경 현 저축은행중앙회장과 정진수 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가 입후보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후 회추위는 지난 21일 최종 후보자 심사를 위해 서류전형 및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정진수 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단독으로 추천됐다.

오 회장은 지난 26일 후보자 등록을 완료했으며, 저축은행중앙회는 오는 31일 정기총회에서 회원사 대표들의 투표를 거쳐 최종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다만 앞서 금융당국은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인선을 놓고 저축은행중앙회에 "일단 공모만 진행하라"는 의중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시국으로 전반적인 업권에 걸쳐 기관장 인선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를 감안한 주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 출신의 고위 관계자는 "현 오화경 상호저축은행회장의 임기가 지난달 만료된 만큼 후임 인선에 대해 공모 작업을 진행하되 이후 일정은 중단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업계 고위관계자는 "금융권의 경우 수장의 임기가 만료된 자산관리공사 사장과 저축은행중앙회 회장만 후임 기관장 인선이 진행된 상태"라며 "나머지 임기만료 기관장의 후임 인선작업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탄핵 정국과 맞물려 기관장 인선 작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된 상태로 저축은행중앙회의 경우 오 회장의 요청에 따라 인선작업이 개시는 됐으나, 금융당국이 정한 가이드라인은 일단 후보자 공모만 진행하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내에서는 이달 중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는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은 차기 원장 인선을 위한 공모 절차가 진행된 상태인 반면 한국화재보험협회의 경우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그런 가운데 저축은행중앙회는 인선 절차를 당초 예정대로 밀어붙이고 있어, 금융당국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저축은행업계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중앙회와 회원사들 간 오화경 회장의 연임을 위한 사전 물밑작업이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오화경 회장은 저축은행업계 내 평판이 좋은 편”이라며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이전부터 업계에서는 그의 연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대해 강한 의지를 표명해 왔다”며 “민간 출신인 오 회장은 회원사들과의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연임에 유리한 판을 일찍이 조성해 온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로 관 출신 인사가 나오지 않은 것도 오 회장을 지지하는 저축은행업계의 분위기를 의식해서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 오화경 회장이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의 유력한 후보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에서 관 출신 인사가 추가 후보자로서 선뜻 이름을 올리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에서도 낙마 리스크가 적지 않은 상황임을 파악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 내부에서는 오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회원사보다는 저축은행중앙회에 좀 더 비중을 둔 행보를 보이길 바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 내부 관계자는 “오 회장은 지난 임기 동안 회원사들의 표심을 의식한 듯한 행보를 펼쳐 온 점이 없지 않다고 본다”며 “이는 저축은행중앙회 직원들에 대한 처우 및 복지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저축은행중앙회는 협회적 성격뿐만 아니라 공적인 역할도 지닌 만큼 오 회장은 본분에 마땅한 책임을 자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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