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의 도지코인(DOGE) 상장지수펀드(ETF)가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출시된다. 실질적인 효용성이 없는 밈코인이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편입되며 상징성과 투자 가치를 인정받은 분수령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DOGE ETF ‘렉스-오스프리 도지 ETF’가 미국 현지 시간으로 11일 출시된다. 미국 자산운용사 렉스 셰어스와 오스프리 펀드가 공동 운용하며 티커는 ‘DOJE’다.
이번 상품은 DOGE 가치를 추종하는 첫 번째 ETF다. DOGE는 인터넷 밈(meme)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상화폐인 ‘밈코인’의 대표격으로 시바견 이미지 밈에서 이름과 로고를 따와 2013년 처음 출시됐다. 애초에 의도적으로 효용성을 배제한 채 농담처럼 만들어졌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반복적인 언급에 힘입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현재 시가총액은 360억 달러(약 50조 원) 이상으로 전체 가상화폐 가운데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DOGE ETF 출시는 밈코인의 위상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DOGE와 같은 밈코인은 뚜렷한 효용성이 없어 제도권 금융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조던 제퍼슨 도지OS CEO는 “이번 ETF 승인은 기관투자자들이 커뮤니티·문화·접근성에 담긴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농담에서 출발한 자산을 연기금이 매수하는 순간 우리는 금융 역사상 독특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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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출시 확정 소식에 DOGE 가격은 급등했다. 10일 오후 1시 40분 코인마켓캡 기준 DOGE는 일주일 전보다 12% 오른 0.240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DOGE를 전략적 재무자산으로 비축하고 있는 뉴욕증시 상장사 클린코어 솔루션 주가도 하루 동안 26% 뛰었다. 클린코어 솔루션은 앞서 8일 DOGE 2억 8540만 개를 매입하면서 30일 내 10억 개의 DOGE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이번 DOGE ETF는 기초자산을 100% 직접 보유하는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현물 ETF와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이 상품은 DOGE를 직접 담지 않고 케이맨 제도 자회사를 통해 현물과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간접 노출 방식을 취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상장 규정 변경(19b-4) 승인을 거쳐야 하는 1933년 증권법이 아닌 1940년 투자회사법을 통해 상장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었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와이즈 등이 1933년 증권법에 따라 신청한 DOGE 현물 ETF는 아직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시장은 이번 상장을 계기로 밈코인 ETF 잇달아 승인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SEC에는 펏지팽귄(PENGU)과 오피셜트럼프(TRUMP), 멜라니아(MELANIA), 봉크(BONK) 등 각종 밈코인 기반 ETF가 심사를 대기 중이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이번 DOGE ETF 출시로 의도적으로 아무런 효용성을 갖지 않는 자산을 담은 미국 최초의 ETF가 탄생한다”며 “밈코인 ETF 시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