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내년 예산 3295억…실 예산 744억↑
산불·집중호우 등 복합 재난 대응 강화
정신건강 예산 확대…'1소방서 1상담사' 구축
국립소방병원 운영비 394억 편성…내년 6월 개원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소방청이 근력강화 슈트, 무인 수중 탐색 선박 등 첨단 국방기술이 반영된 '실전형 소방 연구개발(R&D)'을 본격 추진한다.
특히 전기버스와 같이 대용량 배터리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응할 수 있는 장비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된 연구를 앞당겨 시행한다.
소방청은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 2026년 소방 R&D 예산으로 올해보다 64.9% 증가한 503억원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총예산은 3295억원으로 전년도보다 0.5% 줄었지만, 국립소방병원 건립 등 이미 완료된 사업을 제외하면 실질 예산은 총 744억원이 늘었다.

올해 대비 R&D 예산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내년도 소방청 예산안의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대용량 배터리 화재, 산사태, 싱크홀 등 대형 재난사태가 매년 늘어가는 가운데 화재 현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또 소방청은 지난달부터 국방부·방위사업청과 근력강화 슈트, 무인 수중 탐색 선박, 플라즈마 살균기 등 10종의 첨단 국방기술 현장 실사를 마쳤다. 소방 현장에 적응할 수 있는 과제로 전환해 2027년 본격 사업화 할 예정이다.
이를 총괄할 기관인 '국방-소방 R&D 기술협의체'도 조만간 출범할 예정이다. 국방과 소방 간 연구 계획을 공유하고, 공동 연구개발을 하겠다는 취지다.
연구를 통해 개발된 소방 상품이 현장에서 곧바로 쓰이고, 해외로 수출될 수 있도록 '기술사업화 연구제도'도 도입한다. 해당 제품이 혁신제품으로 지정돼 공공조달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미래인프라 화재위험 대응을 위한 소방 기술개발, 기후위기형 복합재난 대응 기술개발 등 5개를 포함한 총 17개 사업이 소방청의 새 사업이다.
산불 진화를 위한 중형헬기 1대, 초대형 물탱크 차량 4대, 고성능 화학차 2대 등을 신규 도입하기 위한 예산으로는 182억원이 책정됐다. 대형산불,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수 등에 대한 대응 능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참혹한 재난 현장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소방 공무원의 정신적·신체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마음건강' 관련 예산은 올해 대비 8% 늘어난 51억원으로 책정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소방공무원의 연간 출동 건수는 총 535만여 건으로, 하루 1만4000여 건의 재난 현장에 출동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 공무원의 마음 건강을 위한 '찾아가는 상담실' 상담사 인력을 146명으로 확대하고, 단계적인 충원을 통해 '1소방서 1상담사' 체제 구축을 추진한다. 민간 전문가와 협력해 긴급심리지원 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공무상 재해 입증 지원과 보상 전담팀 활동을 강화해 소방 대원들이 정신건강 문제로 요양을 신청할 때 입증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6월 정식 개원을 앞둔 국립소방병원 운영에 필요한 394억원이 투입된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다가올 재난 환경 변화에 과학적으로 대비하겠다"며 "국민의 생명 보호와 현장에서 헌신하는 소방대원의 건강과 안전도 챙기겠다"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