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가 사상 최초로 시즌 1,000만 관중 돌파라는 신기원을 열었다.
야구장 직관 문화에 반한 2030 여성 팬들의 힘이 한몫한 가운데, 팬들의 관심은 단순히 선수 한 명을 넘어 감독과 코치진, 프런트까지 구단 전반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연일 인기가 치솟고 있는 프로야구의 인기에 KBS가 야구팬들을 대상으로 '재미로 보는 앙케이트'를 진행했다.
올 시즌 야구를 처음 직관한 2030 관중들을 포함해 야구팬 1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의 주제는 'MZ 세대들이 직장 상사로 만나기 싫은 야구 감독'이었다.
설문 참여자가 수도권에 한정돼 있는 점, 응답자들이 응원하는 팀들이(수도권 팀들) 조사 기간 (8월 27일부터 2주간) 성적이 좋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응답 결과는 재미로 받아들이면 될 듯 하다.
해당 감독을 뽑은 이유에 대해선 2030 젊은층의 성향 답게 거침없는 답변들이 많았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1위는 150명 중 44명(29.3%)의 선택을 받은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었다.
"잔소리를 많이 할 것 같다", "잘 모르는데 '나틀않(나는 틀리지 않았다)'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다" 등의 뼈아픈 의견들이 나온 가운데, 한 참여자는 "롯데 김원중의 투구 동작을 가지고 심판에게 지적할 때 '저렇게 공개적으로 혼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표본 1위"라는 TMI급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 다음으로 MZ 세대 야구팬들이 뽑은 직장 상사로 피하고 싶은 스타일의 감독은 SSG 랜더스의 이숭용 감독(30표·20.0%)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업무 지시를 시킬 것 같다, 팀원들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지적해 우리 회사의 상사로 모시기 힘들 것 같다" 등의 거침없는 돌직구 의견이 주를 이뤘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과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각각 23표(15.3%)씩을 받아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승엽 감독을 향해서는 "본인이 천재·엘리트라서 부하 직원들이 그 능력을 따라가거나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 "부하 직원 과로하는 줄 모르고 성과만 강조할 것 같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시즌 막판 이승엽 감독이 총력전을 선언했지만, 설문조사 기간 두산이 연패에 빠져 5강 싸움에 위기가 있었던 게 거침없는 답변들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강철 감독에 대해서는 "숨 막힐 것 같다", "일을 할 때 아래 사람을 시켜서 혼낼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롯데 김태형 감독을 꼽은 응답자는 "유머러스 하시다가도 가끔 정말로 무서우신 면이 보인다."고 답했고 한화 김경문 감독을 말한 응답자는 "업무 지시를 한 뒤 융통성이 없으실 것 같다."고 답변했다.
정규 시즌 우승팀 KIA의 감독 이범호가 8표(5.3%)를 받아 NC 강인권 감독과 함께 공동 7위에 오른 반면, 가장 먼저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된 키움의 홍원기 감독은 3표(2.0%)로 9위에 자리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적보다 팀 운영 전반과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 야구팬들의 마음이 돋보인 가운데, 포스트시즌까지 마친 뒤에도 팬들의 생각은 그대로일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