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상인도 라이브커머스 나섰다…MZ 단골 늘자 매출 껑충 [시장의 변신]

2024-10-03

경기 부천시 중동사랑시장에서 20년간 건어물 가게를 운영해온 김경완(52)씨는 최근 카카오 채널에 자신의 가게 ‘완도건어물’을 등록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오늘의 특가’를 올리거나 품질이 좋은 물건을 올려 소개해두면 채널 친구 600명에게 홍보된다. 중동사랑시장 상인회장인 김씨는 “젊은 손님은 할인 판매하는 물건을 채널에 올려두면 한두 시간 내에 사러 온다”며 “매출에 도움이 돼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중동사랑시장은 지난 6~7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카카오 등이 상인 디지털화를 돕고 카카오채널 개설을 지원하는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현재 ‘중동사랑시장’ 채널 친구는 6000명이 넘으며 각 가게에서 자신의 채널을 개설해 상품을 홍보한다. 상인회에서는 5년 전쯤부터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지만, 일부 상인은 어려움을 호소했고 홍보에 도움이 될지 의문도 품었다고 한다. 김씨는 “적극적으로 MZ세대 손님과 소통하면서 쇠퇴하던 시장에 활력이 찾아왔다”며 “최근에는 50~60대 상인들이 나서 라이브커머스로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데, 매출이 40~50% 증가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에서 중동숯불바베큐 가게를 운영 중인 이명자(55)씨는 올해 3월부터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했다. 개인 방송을 통해 훈제 오리 조리법을 손님들과 공유하고 남은 음식은 어떻게 보관하는지 등 홍보에 나섰고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방송 없이도 단골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시장 내에서 10명 넘는 상인이 라이브커머스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제는 70대 이상 상인도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진흥공단)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진흥공단이 2022년 시작한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에는 지금까지 154개 시장이 참여해 1628개 톡 채널을 개설했고, 자신이 자주 방문하는 시장을 채널 친구로 등록한 이용자만 19만명 가까이 된다. 또 지난해까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도 진행됐다. 나이가 많은 상인이 휴대전화 등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걸 고려해 튜터가 직접 가게를 방문하고 1:1로 교육하는 시스템이다.

또 공단은 전통시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상품을 주문하고 전국으로 배송되는 플랫폼을 발굴 중이다. 이를 위해 61개 시장에 배송 인력과 배송 시설을 갖추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더불어 젊은 상인을 시장으로 끌어모으기 위해 청년몰 공용공간 시설개선, 청년몰 공동마케팅·컨설팅 등 청년몰당 최대 4억원을 지원하는 청년몰 활성화지원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역마다 관광코스와 연계해 여행 온 손님들을 맞이하고, 야시장 확대 등 콘텐트 개발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유통환경 속에서 세대 간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젊은 세대의 접근성을 더욱 높이고자 전통시장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며 “공단은 앞으로도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인 맞춤형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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