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점프는 대학생으로 이루어진 시니어 이슈 분석 학회 ‘Senior_Future’와 함께 ‘시니어이슈기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니어이슈기자단은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변화와 이슈를 짚어보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이번에는 ‘제5회 리워크 컨퍼런스’를 참관한 학회원들이 작성한 참관 기사를 소개합니다.
“인공지능(AI)은 시니어의 약물 복용 시간을 알리고 일상적인 건강관리를 도와주며, 움직임이 없을 때 자동으로 119에 연락해줘 응급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홍주화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는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시니어이슈학회 강연에서 “AI가 노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포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이날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시니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AI의 적극적 활용을 제시했다. 우선 그는 AI를 ‘가장 인간다운 비인간’이라고 정의했다.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AI가 지닌 잠재력에 주목한 것. 홍 교수는 “인공지능은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결정을 내리는 존재”라며 “인간이 만든 기술 중 유일하게 스스로 통제를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AI가 시니어를 지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의 깊게 봤다. 시니어가 처한 다양한 상황에서 AI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AI의 역할을 단순히 기계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AI 로봇과의 제한된 상호작용이 과연 인간의 복합적인 사회적 욕구를 완전하게 충족시킬 수 있을까요? 진정한 시니어 복지는 이들의 고차원적 욕구까지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홍 교수는 AI의 시니어 복지 접근을 단기와 장기로 구분했다. AI는 현재 사회복지사와 유사한 역할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의 매개자가 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음성인식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시중에서 많이 사용하는 ‘터치’ 기반 디지털 기기들은 되레 시니어에게 낯설고 불편한 반면 음성 명령은 직관적이고 간단하기 때문에 시니어가 사용하기에 더욱 쉽다는 것이다. 예컨대 “○○에게 전화해줘”나 “내일 날씨는 어떨까?”처럼 간단한 말로도 쉽게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AI의 음성 인터페이스가 시니어의 디지털 소통에 중요한 기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홍 교수는 시니어의 사회적 고립 문제도 현실적으로 짚었다. 그는 “슬픈 현실이지만, 고령일수록 주위의 친구들을 점차 잃게 된다”며 “이는 시니어에게 사회적 네트워크의 급격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시니어의 사회적 커뮤니티 활동을 돕기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하고 있다. 시니어들이 이러한 앱에 쉽게 접근하도록 AI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게 홍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AI의 역할에 관한 근본적인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AI가 인간관계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다리가 돼야 한다”며 “시니어에게 사회적 젊음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AI의 역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