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다툼 해결 돋보이는 특허분쟁의 여전사
리걸타임즈가 Corporate and M&A, 인수금융, 핀테크, 인사노무, Litigation, 금융소송, 국제중재, 경영권 분쟁, 기업형사, 공정거래, 조세, 부동산, 에너지, IP, 스포츠 등 기업법무의 주요 분야에서 2024년을 빛낸 '2024 올해의 변호사(Lawyers of the Year)' 18명을 선정, 그들의 활약상과 성공 노하우를 조명합니다. 불확실성과 민감한 경기 변동에도 불구하고 딜을 성사시키고 분쟁을 해결해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해소한 기업 발전의 숨은 주역들입니다.
김앤장 IP 그룹의 간판 여성 변호사 중 한 명인 박민정 변호사는 치밀한 서면과 설득력 있는 구두변론이 트레이드 마크로 알려져 있다. 판사 시절 유명 대법관으로부터 칭찬을 들었을 정도로 완벽한 판결이 돋보였던 그녀는 변호사가 되어서도 완성도 높은 소송수행으로 IP 소송의 승소변호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특허와 상표, 영업비밀, 저작권 침해사건 등 IP 분야의 다양한 사건을 다루지만 특히 상표 다툼 해결이 박 변호사의 특기다.
상표사건 '38연승' 유명
박 변호사가 리딩로이어로 활약하며 상표사건에서 거둔 '38연승'의 놀라운 성과는 지금까지 전무후무한 대기록으로 회자되고 있다.
2024년에도 상표 승소사례들이 그녀의 업무파일 앞자리에 올라 있다. 하나의 뿌리에서 갈라져 나와 회사 명칭에 공통된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 두 글로벌 제약사 간 상표, 부정경쟁 소송도 그중 하나다. 수십년 전 두 제약사가 맺은 합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원고가 해당 단어를 상표로 사용할 권리를 갖고, 피고 측은 주로 미국에서 사용권을 갖기로 했다. 그러나 원고가 수년 전부터 각국에 소재한 피고 측 법인을 상대로 피고 측의 행위가 합의서 위반, 상표권 침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10여개국에서 소송을 제기했고, 이미 판결이 선고된 많은 나라에서 피고 측이 패소한 사건이다. 원고는 한국 소송에서도 수요자들이 양사를 혼동하고 있는 사례들을 법원에 제출했다.
글로벌 제약사 상표 분쟁 승소
이에 대해 피고 측을 대리한 박 변호사와 김앤장 팀은 하나의 뿌리에서 갈라진 양사의 히스토리와 양사가 명칭에 공통된 단어를 포함한 채 세계적 제약사로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점에서 어느 정도의 혼동은 불가피하고, 원고가 제출한 혼동사례들이 피고 측의 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잘 설득하여,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많은 소송에서 피고 측이 패소한 상황임에도 서울중앙지법에서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받아낸 데 이어 특허법원에서 항소심을 진행 중에 있다.
카카오사가 출원한 'Kakao I Cloud'라는 상표가 애플사의 등록상표인 'ICLOUD' 상표와 유사한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도 박 변호사의 실력이 힘을 발휘한 또 하나의 사례로 소개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카카오 측의 상고를 기각하며 'Kakao I Cloud' 상표의 등록거절이 확정되고 애플의 상표가 주지성과 식별력을 인정받아 실질적인 상표로 보호받게 되었다. 박 변호사는 상표의 각 구성부분이 식별력이 강하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도 그 상표가 사용되어 널리 인식된 경우 식별력이 강해졌다고 보아야 하고, 그렇게 식별력이 강화된 상표를 포함하는 표장은 원래는 식별력이 강하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만으로도 요부가 될 수 있어 유사한 상표라는 점을 주장하여 승기를 잡았다.
자백 취소도 파고들어 특허침해 입증
박 변호사는 이외에도 반도체장치용 윈도우에 코팅하여 납품하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를 대리해 이미 사용된 윈도우를 재코팅하여 납품하는 피고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해 최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하는 등 특허분쟁의 여전사(女戰士)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 특허분쟁에서 피고 측은 피고 제품에 특허의 특정 구성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자백하였다가 특허무효소송에서 패소 후 자백을 취소했는데, 박 변호사는 치밀한 논증으로 감정 목적물인 피고 제품이 피고의 자백 이후 설계변경된 것이어 자백의 대상인 침해제품과는 다른 제품임을 주장하여 특허침해를 인정받았다.
몇 년 전 메디톡스를 대리한 영업비밀 사건에서 국내 IP 소송사상 거의 최고액인 400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낸 박 변호사는 최근 법원이 인정하는 특허침해 배상액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해 징벌적 손해배상의 한도가 실제 손해액의 3배에서 5배까지로 상향되어 거액의 손해배상액이 선고되는 사례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기업활동에 있어서 지식재산권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고, 관련 분쟁도 규모의 확대와 함께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어요."
박 변호사는 "특허 무효를 막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전 선행기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분석, 신중한 명세서 작성이 필요하고, 특허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제품 설계 전 타인의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