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석유화학산업 역대 최대 규모인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 초읽기에 들어갔다. 샤힌 프로젝트는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신기술을 도입한 시설인 'TC2C' 등을 적용, 기존 설비 대비 높은 수율을 낸다. 샤힌 프로젝트가 효율성과 경쟁력을 앞세워 정부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 정책을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정률 85%, 내년 상반기 시운전…TC2C·스팀 크래커 등 수율 뛰어나
비가 오던 지난 23일,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에 에쓰오일 공장에서 차로 10여분 이동하자 대형 크레인과 118m의 프로필렌 분리 타워가 우뚝 서 있는 대규모 공사 현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곳은 총 9조2580억원이 투입된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이다.
대형 타워를 비롯해 반응기, 가열로, 컴프레서 등 주요 설비와 총 101개의 모듈이 자리 잡아 공장의 윤곽이 잡힌 상태다. 현재 샤힌 프로젝트의 설계·구매·건설(EPC) 전체 공정률은 85%를 넘어섰다.
샤힌 프로젝트 공사는 크게 3구역으로 나뉜다. 에쓰오일 울산공장과 인접한 48만㎥ 부지에서는 패키지1·3의 공사가, 약 5㎞ 떨어진 당월지역 약 40㎥ 부지에서 패키지2 공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패키지1에서는 스팀 크래커, TC2C 시설 등 에틸렌 생산시설이, 패키지2에서는 폴리머 공장이, 패키지3에서는 저장시설이 들어선다.
샤힌 프로젝트의 핵심은 TC2C 공정이다. TC2C는 원유 등의 원료를 전통적인 방식 대비 간소한 분리 및 촉매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석유화학 원료용 유분의 수율이 기존 설비에 비해 3~4배 뛰어나다. 연간 180만톤(t)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한 최대 수준의 스팀 크래커도 주목받고 있다.
에쓰오일은 내년 상반기 기계적 완공 이후 시운전을 거쳐 샤힌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에틸렌(180만톤), 프로필렌(77만톤), 부타디엔(20만톤), 벤젠(28만톤)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이중 에틸렌은 대부분 폴리머 공장에 원료로 투입돼 플라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합성 소재 생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 NCC 통합 논의 진행…“탁월한 경쟁력 보유”
정부는 370만t의 NCC 생산능력 감축을 골자로 한 석유화학산업 재편을 추진 중이다. 울산 산단에 있는 에쓰오일을 비롯한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도 컨설팅 업체를 선정해 관련 용역 발주를 준비 중이다.
관심사는 샤힌 프로젝트의 포함 여부다.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연간 180만톤의 에틸렌이 생산된느만큼 샤힌 프로젝트가 감축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 기존 NCC 설비의 생산 능력을 감축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의 NCC 감축 정책은 설비 효율화를 전제로 두고 있는 만큼 샤힌 프로젝트는 제외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선제적으로 정유-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고 TC2C와 같은 고효율 설비로 기존 설비 대비 높은 수율까지 확보했기 때문에 정부의 설비 효율화 및 경쟁력 강화 목적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또 타 업체와 생산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NCC 통폐합 논의를 함께할 수 없다는 의견과 감축은 가동 중단을 의미하는 만큼 아직 완공도 되지 않은 설비에 대한 감축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신규 시설은 공정 단순화, 에너지 효율 극대화, 탄소 배출 저감 측면에서 탁월하여 S-OIL의 정유-석유화학 수직 계열화 체제를 한단계 더 진화시키게 된다”라며 “석유화학 사업재편 대상 포함 여부를 떠나 샤힌 프로젝트가 탁월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