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계란 도둑 등장’…계란 부족 백태

2025-02-11

시애틀 한인 식당, 540개 도난당해

트레이더조, 1인 12개입 1판 제한

달걀 요리엔 1개당 50센트 더 받아

국내 계란 부족이 악화하면서 이제는 계란 도둑까지 등장했다.

동부의 일부 식당은 계란이 들어간 음식을 주문하면 추가 요금을 받고 텍사스에서는 암탉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계란 부족 사태는 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 확산으로 인해 지난 2022년 이후 1억5000만 마리 이상의 가금류가 살처분됐고, 이에 따라 계란 공급이 급감했다. 조류독감에 감염된 가금류는 모두 살처분해야 하며, 해당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도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류독감이 최근 들어서도 진정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계란 공급난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계란 파동으로 전국에서 벌어지는 백태를 들여다 봤다.

금란되니 도둑도

시애틀 한인 운영 식당에 도둑이 들어 540개의 계란을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애틀 지역 방송국 KING5에 따르면 7일 오전, 시애틀의 루나 파크 카페에서 계란 540개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식당 주인 박형 씨는 보안 카메라를 통해 침입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에 도착했으나, 범인들은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 CCTV 영상에는 흰색 밴을 타고 온 남성 두 명이 냉장고를 부수고 침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계란 세 박스, 액상 계란 한 박스, 그리고 베이컨, 햄, 블루베리까지 훔쳐 달아났다.

박 씨는 “18년간 식당을 운영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계란 가격이 너무 올라 힘든 데다 이제는 구하기조차 어렵다”고 한탄했다. 이어 “현재 180개 들이 한 상자 가격이 120달러까지 치솟았다. 2년 전 30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4배나 뛰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배달 트레일러에 실린 10만 개의 계란(약 4만 달러 상당) 도난 사건도 벌어졌다.

구매 제한

토요일 아침마다 문 열기 전의 트레이더조 앞에는 계란을 사려는 고객들로 긴 줄이 생기고 있다. 트레이더조를 방문한 한 고객은 “조금 늦으면 계란이 없어서 살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트레이더조는 지난 6일부터 전국 모든 매장에서 고객 1인당 하루 한 판(12개)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트레이더조 측은 “최대한 많은 고객이 계란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트레이더조 외에도 코스트코 역시 24개 또는 44개입 달걀 한 판을 최대 3개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추가 요금 부과

일부 레스토랑은 계란이 들어간 음식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와플하우스’는 지난 3일부터 조류독감으로 인한 계란 품귀를 이유로 들어 계란이 들어간 메뉴에 50센트를 더 받고 있다. 일례로 20달러인 오믈렛에는 계란 3개가 들어간다며 1달러 50센트를 추가로 청구하고 있다.

암탉 대여 서비스

텍사스에서는 암탉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지역 매체에 따르면, ‘렌트 더 치킨’은 암탉 2~4마리가 있는 소형 닭장을 배달해 준다. 웹사이트를 보면 LA 지역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데 가격이 지역에 따라 695달러부터 시작한다.

정윤재 기자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