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나랑 안 놀아줘.
아이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양육자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또래집단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걸 알지만, 소외감을 느낀 아이를 보면 속상한 마음이 가시지 않지요. ‘아이의 사회성에 문제가 있는 걸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서울대 아동가족학과를 졸업한 박밝음 공립 유치원 교사는 “절교와 화해는 유아기 친구 관계의 특성”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도 눈여겨보고 아이에게 도움을 줘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헬로 페어런츠(hello! Parents) ‘슬기로운 유치원 생활’ 4회에서는 유치원 아이들의 친구 관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는 듯한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법까지 알려드릴게요.

👭 아이 삶에 친구가 등장하는 시기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 중 하나죠. 처음에는 “그냥 놀았어”라고 말하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 “오늘은 하윤이랑 블록놀이 했어. 내일은 같이 비행기 만들 거야”라고 말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는 중요한 변화가 담겨 있어요. 아이의 삶에 친구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영아기 때는 같은 공간에서 각각 따로 놀던 아이들이 유아기가 되면 놀이 도중 서로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기다려주거나 흉내 내면서 함께 놀게 됩니다. 이 경험이 쌓이면 친구와 무엇을 할지 계획하고, 역할을 나누는 방식으로 놀이가 발전하지요. 이때부터 아이들은 친구와 관계를 맺으며 ‘함께하는 즐거움’과 ‘함께해서 생기는 갈등’을 동시에 경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역할놀이 중 민지가 “나는 경찰 할래!”라고 말했을 때, 지수가 “그럼 난 도둑 할게”라고 하면 원만하게 더 즐겁고 풍성한 놀이를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지수가 “나도 경찰 할 거야!”라고 말한다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 민지와 지수가 조금 더 어렸다면 놀이가 중단되고 각자 따로 놀았을 텐데요. 유치원생이 된 아이들은 이러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갈등을 해결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돼요. 함께 놀고 싶은 욕구가 그만큼 강해졌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