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수소사회는 언제 올까

2025-01-02

수소 사회가 온다온다 말은 많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운전을 하다 보면 수소차와 충전소를 종종 발견하지만 아직 일상에서 수소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수소 생태계는 생산·저장·운송·활용으로 이뤄지는데 모두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다. 단기간에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고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투자돼야 한다. 수소 사회가 더디게 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비록 더디지만 뒤돌아보면 걸어온 길도 제법 된다. 우리나라는 남보다 일찍 수소 사회에 대비해왔다. 이런 배경에는 자원 빈국으로서 미래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국가 차원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2020년 2월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해 국제사회에서 주목받았다. 이듬해 11월에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수소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2024년 5월에는 세계 최초로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장을 개설해 글로벌 수소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수소산업은 당초 로드맵과 달리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충전소의 수소 공급가격은 ㎏당 평균 1만 원을 돌파해 수소차 대중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해주고 있지만 적자 운영은 지속되고 있다. 대안으로 버스와 트럭 등 수소상용차의 보급을 늘리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고 기업들의 생산 일정이 지연되면서 수요 창출이 쉽지 않다. 현재 같아서는 액화수소 충전소 및 플랜트의 운영난은 불가피해 보인다.

새해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도 커 걱정이 앞선다. 화석연료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의 출범으로 글로벌 수소산업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정치적 변동성이 커진 우리나라는 향후 에너지 정책방향에 따라 수소산업이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불확실성이 크지만 수소차 신차 출시는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올해 상반기에 넥쏘의 후속 모델인 이니시움(Initium)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갖게 한다. 그리고 올해는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장의 결과에 따라 수요가 얼마나 더 커질지 결정되고 이에 따른 생산·저장·유통·활용 등 수소 생태계의 인프라 구축과 기업의 투자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수소는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미래의 에너지원이다. 수소 사회는 인류가 추구해나갈 미래다. 곧은길이 아니라 굽은 길에서 울퉁불퉁 흔들리더라도 쉼 없이 나아가야 하는 길이다. 새해는 우리나라가 수소 사회를 향해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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