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닷컴·알렛츠 이어 '집꾸미기'도…인테리어 전문몰 줄폐업

2025-03-11

[비즈한국] 업력 12년의 인테리어 플랫폼 ‘집꾸미기’가 사업을 종료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인테리어 전문몰의 폐업 분위기가 올해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2023년 말 집꾸미기를 인수한 의식주컴퍼니는 1년 여 만에 집꾸미기를 정리하게 된 이유에 대해 ‘계획된 사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불경기로 닫힌 지갑, 홈퍼니싱도 사치

인테리어 플랫폼 ‘집꾸미기’가 3월까지 영업 후 사업을 종료한다. 최근 집꾸미기는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 종료 일정을 공지했다. 3월 31일 자로 상품 주문 등의 서비스를 종료한 뒤 4월 말에는 고객센터의 운영도 종료할 예정이다.

집꾸미기는 대표적인 홈퍼니싱 온라인몰 중 하나다. 2014년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셀프 인테리어 팁을 소개하며 인기를 끌었고, 관련 소품과 가구 등을 판매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2021년 기준 회원 수는 310만 명을 넘어섰고, 175억 원의 투자(누적)를 유치하기도 했다.

팬데믹 시기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면서 2022년에는 패션 커머스 브랜디가 집꾸미기를 100% 자회사로 인수했다. 당시 집꾸미기의 기업 가치는 150억 원 내외로 책정됐다. 2023년 말에는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가 집꾸미기의 새 주인이 됐다. 의식주컴퍼니 측은 인수 당시 “커머스 강화를 위해 집꾸미기를 인수했다”며 런드리고가 운영 중인 생활용품 커머스를 집꾸미기와 협업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집꾸미기의 실적 하락은 이어졌다. 2019년 124억 원이던 매출은 2022년 4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23년에는 매출액이 8억 7000만 원대로 감소했고, 당기순손익은 7억 8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집꾸미기의 앱 이용자 수도 크게 줄었다. 2024년 1월 6만 1000명 수준이던 월간 이용자 숫자가 5월에는 4만 8000명대로, 10월에는 3만 6660만 명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기준 집꾸미기의 월간 이용자 수는 2만 8300명 수준이었다.

팬데믹 시기 집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며 인테리어 업계가 때아닌 호황기를 누렸지만, 엔데믹과 함께 시장의 성장세는 크게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업력이 긴 인테리어 관련 플랫폼이 하나둘 문을 닫는 분위기다.

지난해 인테리어 자재 전문 온라인몰인 ‘문고리닷컴’이 사업을 종료했다. 2002년 사업을 시작한 문고리닷컴은 셀프 인테리어족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대표적인 인테리어 자재몰로 성장했다. 인테리어 붐이 불던 2019년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문고리닷컴 지분 60%를 150억 원에 매입하며 자회사로 편입했으나, 적자 폭은 매년 확대됐다. 결국 지난해 7월 티와이홀딩스는 문고리닷컴이 서울회생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인테리어 조명·가구를 판매하던 온라인 쇼핑몰 ‘알렛츠’도 지난해 8월 갑작스럽게 서비스 종료를 알리고 기습 폐업해 논란이 됐다. 알렛츠는 폐업 공지를 올리던 8월 16일이 입점업체의 중간 정산일이었으나 일부 업체에 대금을 정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알렛츠의 미정산액 규모를 170억 원으로 추정했다.

#‘런드리고’, 집꾸미기 인수 1년 만에 사업 종료

의식주컴퍼니는 집꾸미기를 인수한 지 1년여 만에 사업 종료를 결정하면서 계획된 사업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의식주컴퍼니 관계자는 “커머스 관련 인력 및 상품 소싱 네트워크 확보, 집꾸미기가 보유한 라이프스타일 미디어 채널(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활용한 고객 접점 확대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며 “집꾸미기 인수는 별도 앱 서비스 운영이 아닌 런드리고 커머스의 성장을 위한 필수 자산 확보가 핵심 목적이었던 만큼 당초 계획대로 집꾸미기 사업을 종료하고, 확보된 자원과 역량을 런드리고 커머스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의식주컴퍼니는 2020년부터 M&A를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열린 ‘기업 혁신을 위한 스타트업 M&A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의식주컴퍼니의 정준모 CFO는 “머신월드를 인수해 효율적인 세탁공장을 건설하는 노하우를, 크립텍스 인수를 통해 무인 세탁소 운영 솔루션을 획득했다”며 “만약 이런 시스템, 솔루션을 처음부터 만들어내고자 했다면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M&A는 혁신의 속도를 앞당기고, 리스크는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식주컴퍼니는 세탁 서비스와 연계할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2023년 인수한 빈티지 의류 쇼핑 플랫폼 ‘마켓인유’를 통해 중고의류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다. 기존 빈티지 의류 사업은 중고 제품을 수거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었는데, 의식주컴퍼니는 여기에 세탁 과정을 더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의식주컴퍼니 관계자는 “세탁 서비스와 빈티지 의류 유통을 결합한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통해 손익분기점(BEP)을 이미 넘어섰다. 런드리고와의 시너지를 강화해 프리미엄 빈티지 패션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세탁 서비스뿐만 아니라, 세탁과 연관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커머스, 중고의류, 렌털 등 관련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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