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캠프에서 맨유 경기장까지…‘탈레반이 앗아간 꿈’ 다시 꾼다

2025-03-27

“억압받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여성들을 대표하고 싶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여자 축구 스타 나디아 나딤(37·AC밀란)이 오는 6월 15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는 자선 축구 행사 ‘사커 에이드(Soccer Aid)’ 출전에 앞서 한 말이다.

나딤은 최근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전 세계 여성들이 겪는 스포츠 접근성 문제를 알리고자 한다”며 “축구는 나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였고, 이처럼 기회를 얻는다면 얼마나 멋진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를 여러 번 봤지만 선수로 직접 경기장에 서는 것은 처음”이라며 “유나이티드 팬인 남편도 나보다 더 흥분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나딤은 11살 때 탈레반이 아버지를 처형한 이후 어머니와 네 자매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유럽으로 망명했다. 이후 난민 캠프에서 축구를 접했고, 덴마크로 망명한 후 덴마크 시민권을 취득하여, 현재 덴마크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다시 장악하면서 여성의 스포츠 참여가 전면 금지됐고, 국제 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나딤은 “나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운동할 권리를 박탈당한 모든 여성을 대변하려고 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이 현실을 인식하고, 변화를 촉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나딤은 지난해 이탈리아 세리에A 여성팀인 AC밀란에 합류하며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세리에A 여성 리그는 아직 발전 단계에 있다”면서도 “도전적인 환경에서 여성 축구의 발전을 이끄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AC밀란은 최근 여성 선수들의 출산과 육아를 위한 획기적인 정책을 도입했다. 계약 마지막 해에 임신한 선수에게 자동으로 12개월 계약 연장을 보장해 재정적 안정을 지원하는 제도다. 나딤은 “많은 여성 선수들이 출산과 선수 생활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며 “AC밀란의 정책이 여성 선수들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나딤은 자신이 2018~2019년 몸담았던 잉글랜드 여자축구의 발전상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잉글랜드 여자축구가 유로 2022 우승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면 매우 자랑스럽다”며 “이탈리아는 아직 그 단계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 또한 시간이 걸릴 뿐 결국 변화는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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