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가서 막 시키기 눈치보여요”…‘법카 자제령’에 사용액 12% 줄었다

2024-06-27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부담 커지자

각종 부대비용 줄이고나선 기업들

법인카드 사용 1년전보다 2.5조 줄어

골프 등 분야 이용액 감소세 두드러져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일제히 ‘비상경영’을 선포한 가운데 기업들의 비용 지출 감축이 현실화됐다. 엔데믹 이후 전년 동기 대비 꾸준히 늘어나던 법인카드 사용액이 지난 5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을 비롯한 대외활동을 위해 불황때도 꾸준히 유지해왔던 골프를 포함한 스포츠분야의 법인카드 매출액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기업들의 업무활동비 축소가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법인카드 승인금액은 지난해 5월(21조4000억원)보다 11.9% 감소한 18조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고객 승인금액이 전년 대비 3.6%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법인카드 결제 1회당 평균승인금액도 같은 기간 15만7226원에서 13만6270원으로 2만원 넘게 줄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대비 2.7%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일 물품·서비스’를 구입했다고 가정한다하더라도 결제 금액이 늘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에도 되려 법인카드 승인액은 뒷걸음친 셈이다.

법인카드 승인금액은 통상 연말 송년회를 지나 연초에는 줄었다가, 골프를 비롯한 외부활동이 늘어나는 봄이 오면 금액이 급증하는 것이 보통이다. 지난해에는 1월 16조2000억원을 기록했던 법인카드 이용금액이 5월에는 21조4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올들어 4월까지 꾸준히 늘던 법인카드 사용대금이 5월에는 되려 전달 19조1000억원 대비 1조100억원 줄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들이 그간 법인 신용카드로 여러 경비처리를 많이 했는데, 최근 경비 절감에 대한 필요성이 생기면서 카드 사용을 줄여 승인금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골프 같은 스포츠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 뚜렷했다. BC카드 데이터사업본부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법인카드로 결제된 스포츠업종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1.1% 감소했다. 법인카드로 많이 쓰는 식음료 업종은 1.2%밖에 줄지 않았는데 스포츠분야의 감소폭이 유난히 컸다.

오성수 BC카드 데이터사업본부장은 “최근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환율까지 겹쳐지며 기업들이 지출 금액이 비교적 큰 업종에서의 소비를 우선적으로 줄이는 현상이 확인됐다”며 “이러한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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