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TT 챔피언스 인천 남자 단식 32강전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임종훈 (촬영 = KBS 선상원 기자)
1997년 1월생인 임종훈(한국거래소)은 지난해 여름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여자 대표팀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과 합을 맞춰 출전한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에서 임종훈은 동메달을 목에 걸며, 입대 예정일을 20일 앞두고 극적으로 병역 특례 자격을 손에 넣었다.
최근 논산 훈련소에서 보충역 훈련을 받은 임종훈은 "첫날 운동장에 모일 때 토할 것 같았다. 첫날밤에 왜 다들 심란하다고 하는지도 이제 100% 이해했다"며 "조교, 동기들처럼 지금껏 운동하느라 잘 없었던 새로운 만남이 기억에 남는다. 또 내가 좋아하는 탁구에 대한 애정과 감사함도 더 커졌다"며 7주 간의 훈련소 생활을 돌아봤다.
파리에서 한국 탁구에 16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안긴 이후에도 '복식 만능열쇠' 임종훈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임종훈은 훈련소 퇴소 직후인 지난주 인도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덴더 첸나이 2025'에 출전해 신유빈과 함께 혼합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32년 만에 아시아선수권 남자복식 우승을 합작한 안재현과도 같은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임종훈은 복식으로 출전한 두 개 종목에서 모두 트로피를 들었다.
인상적인 성과에도 "훈련소 일정으로 인해 연습량이 부족했다"며 고개를 저은 임종훈은 "기존에 맞춰놓은 호흡 덕분에 불안함 대신 안정감 있게 경기를 소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1년 6개월의 군복무 대신, 사회에서 자기 발전의 시간을 얻은 임종훈은 '탁구 인생의 변혁'을 준비하고 있다.
목표는 '복식 에이스'의 꼬리표에서 벗어나 단식에서도 '승리 카드'가 되는 것이다.
아직 시행착오를 겪는 중인 임종훈은 어제(2일) 홈 관중 앞에서 열린 'WTT 챔피언스 인천' 남자 단식 32강에서 브라질의 강호 휴고 칼데라노에 게임 점수 0 대 3으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주 인도 대회에서 이겼던 상대에게 당한 완패였지만, 임종훈은 아쉬움 대신 성장을 위한 과정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임종훈은 "지금껏 쳐온 제 탁구를 갈아엎는 과정"이라며 "지금까지 공격만 생각하는 스타일이었다면, 상대에게 선제 흐름을 내주고도 이겨낼 수 있는 탁구를 하려고 한다"며 새 방향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홈에서 열린 챔피언스 대회는 일찍 마감했지만, 임종훈은 다시 바쁜 걸음을 옮긴다.
줄줄이 이어지는 WTT 대회와 다음 달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 나아가 내년 아시안게임과 다가올 LA 올림픽까지 임종훈에겐 동기부여의 연속이다.
임종훈은 "복식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남자 단체전이나 단식에서도 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며 "반드시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한 스스로에게 보답하는 순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