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112억 수입… 기대 못 미쳐
韓 누적 관객은 10일간 200만명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 북미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지만 흥행은 미지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미 흥행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개봉한 ‘미키 17’은 첫날 3807개 상영관에서 770만달러(약 112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위는 개봉 4주차에 접어든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차지했다.
당초 ‘미키 17’은 개봉 첫 주말 북미에서 1800만∼2000만달러(약 261억∼290억원)의 티켓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8일 “(1800만달러라는) 예상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와 상관없이, 1억1800만달러(약 1711억원)의 제작비를 쓴 영화로서는 더딘 출발(slow start)이 될 것”이라며 “마케팅과 배급 비용을 고려하면 수입을 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약 2억7500만달러(약 3987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고군분투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미키 17의 초반 흥행 성적표가 최근 몇 년간 개봉한 할리우드 대규모 SF영화들이 겪은 어려운 상황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영화전문매체 데드라인은 “오리지널 SF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며 “‘미키 17’의 초반 기록은 심우주에서 펼쳐지는 차가운 드라마를 그린 ‘애드 아스트라’(2019)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보도했다.
해외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의 ‘미키 17’ 신선도지수는 9일 정오 기준 79%(100% 만점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기생충’(99%) ‘마더’(96%), ‘살인의 추억’(95%) 등 봉 감독의 전작에 비해 낮은 점수다. 한편 북미보다 일주일 먼저 개봉한 국내 ‘미키 17’ 누적 관객수는 개봉 10일째인 9일 오전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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