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 성장에 2013년부터 매출 꾸준히 늘어
상품매출 위주의 매출구조에 수익성은 하락
3분기 영업이익률 0.03%...타사 6~8% 수준
잇따라 건기식·체외진단기기 기업 지분 인수
광동제약이 오너 2세인 최성원 회장 체제 1년을 맞았다. 최 회장은 주력 사업인 삼다수 유통과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 부문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동분서주한 한 해를 보냈다.
1969년생인 최 회장은 1992년 광동제약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광동제약의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선대 회장 밑에서 20여 년간 경영수업을 받았다. 2001년 전무이사로 근무할 당시 광동제약의 간판 제품인 비타500의 출시부터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주도해 성공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에도 옥수수수염차, 헛개차 등 광동제약의 히트 상품을 연이어 선보였다. 2012년에는 삼다수 유통사업자로 선정돼 생수사업에 진출하며 한방 및 생약제 기반 전통적인 제약사에서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음료(F&B) 성장에 힘입어 광동제약의 매출도 꾸준히 늘었다. 2013년 4,684억원이었던 광동제약의 매출은 2016년 1조560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2017년 1조1,415억원, 2018년 1조1,802억원, 2019년 1조2,382억원, 2020년 1조2,437억원, 2021년 1조3,381억원, 2022년 1조4,315억원, 2023년 1조5,14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광동제약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1조2,49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1조1,301억원 보다 10.6% 증가한 수치다.
다만 외형 성장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3년 9.4%에서 올해 3분기 0.03%까지 급감하며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평이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6~8% 수준이다.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는 광동제약의 성장을 이끌었던 상품매출 위주의 매출구조가 한계에 다다른 점이 꼽힌다. 광동제약의 주요 사업부문은 약국영업, 병원영업, 식음료(F&B) 영업으로 나뉘는데, 병원과 식음료(F&B)의 경우 매출의 상당 부분이 상품매출에서 나온다. 상품은 외부에서 제품을 가져와 판매만 하기에 매출을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은 낮다.
광동제약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가다실(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싱그릭스(대상포진 백신), 아바미스(알레르기 치료제) 등 주요 의약품 상품이 전체 병원영업 부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1,064억원)에 달했다.
삼다수의 경우도 올해 3분기 광동제약 매출의 32%(2,444억원)를 차지한다. 여기에 삼다수의 판권이 4년마다 공개입찰을 통해 정해진다는 점도 향후 광동제약 실적의 큰 변수다. 현재 광동제약의 삼다수 판권 계약은 내년 12월 31일 종료되는데, 계약이 종료될 경우 광동제약은 자체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음료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시장에서 새로운 전략적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삼다수 판권은 연간 3,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2021년 삼다수 판권이 시장에 나왔을때 LG생활건강, 롯데칠성음료 등 식음료 업체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었다.
수익성이 외형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자 최 회장은 회장 취임 후 적극적으로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지난해 말 건강기능식품 제조·유통 업체 비엘헬스케어(현 광동헬스바이오) 주식양수도 관련 계약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건기식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이후 올해 1분기에는 광동헬스바이오와 사업이 중첩되는 KD헬스바이오를 청산하며 건기식 사업에 힘을 실었다.
10월에는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프리시젼바이오의 지분 29.4% 인수를 마무리하며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으로 포트폴리오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음료부문의 경우 미국 협동조합 '썬키스트그로워스'와 한국 사업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4월 '썬키스트 오렌지 소다'와 '썬키스트 자몽 소다' 등 미국산 오렌지 농축액과 자몽 농축액이 함유된 제품을 선보였다. 이후 제로 탄산 제품군, 구미 비타민 등 다체로운 제품 라인을 론칭하고 있다.
도입 신약 품목을 확대하며 본업인 제약사업 경쟁력도 키우고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5건의 신약 도입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에도 4종을 추가로 도입했다. 광동제약이 신약을 도입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5년여 만이다.
특히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희귀질환 신약 분야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희귀의약품 전문 기업인 키에시로부터 레베르시신경병증 치료제 '락손(RAXONE)', 파브리병 치료제 '엘파브리오(ELFABRIO)', 알파-만노시드 축적증 치료제 '람제데(LAMZEDE)' 등 3종의 희귀의약품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 말단비대증 치료제 '마이캅사(MYCAPSSA)',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적스타피드(JUXTAPID)', 수포성 표피박리증 치료제 '필수베즈(FILSUVEZ)', 지방이영양증 치료제 '마이알렙트(MYALEPT)' 등 4종의 희귀질환 신약을 추가 도입했다.
최 회장은 "혁신적인 희귀의약품을 국내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국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