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삼성의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29·도미니카 공화국)는 지난해 8월 루벤 카디네스(현 키움)의 대체 선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1m93의 큰 키에 호쾌한 스윙이 돋보였던 디아즈는 지난해 29경기에 7홈런을 때려내며 가능성을 내보인 뒤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5홈런을 폭발시키며 장타력일 인정받아 재계약에 성공했다.
KBO리그에서 풀타임을 처음 보내는 2025시즌. 디아즈는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했다. 홈런을 노리는 큰 스윙으로 일관하다 컨택 능력과 선구안이 무너지며 4월초에는 1할 대까지 타율이 떨어졌다. 자연스럽게 퇴출 얘기가 솔솔 나왔다.
보다 못한 삼성 박진만 감독이 디아즈를 불렀다. 박 감독은 “우리 팀에 장타력이 있는 타자가 많다. 홈런만 중요한 게 아니다. 출루도 중요하고, 클러치 상황에선 단타로 기회를 연결시켜주는 것도 중요하다”라면서 조언을 해줬다.
박 감독과의 면담 후 디아즈는 180도 달라졌다. 큰 타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당겨치는 것을 고집하던 디아즈는 상대 수비 위치와 상황에 따라 밀어쳤다. 그러자 삼진율은 떨어지고 타율은 올라갔다. 6일 한화전 4안타를 시작으로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6일 한화전부터 27일 NC전까지 디아즈의 17경기의 타율은 무려 0.424(66타수 28안타)에 달한다. 시즌 타율은 0.327로 리그 7위까지 올랐다.



공이 방망이에 맞기 시작하니 장타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디아즈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주말 3연전에서 5홈런을 폭발시켰다. 25일 3홈런 7타점을 터뜨렸고, 27일에도 홈런 2개를 쏘아 올리며 삼성의 주말 3연전 스윕을 이끌었다.
4월 초만 해도 1할대의 타율에 삼진만 많이 당하던 ‘퇴출 후보 1순위’ 디아즈는 한 달 새에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했다. 지난 주말 5홈런을 추가한 덕에 시즌 11홈런으로 위즈덤(KIA), 노시환(한화·이상 9홈런)을 제치고 리그 홈런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최다안타(37개), 타점(30개), 장타율(0.681)도 리그 1위다. 이대로라면 4월 월간 MVP도 디아즈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디아즈의 맹활약에 삼성도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5할 승률에 간당간당하던 삼성은 지난주 5경기를 모두 쓸어담으며 17승12패로 선두 LG(20승9패)에 3경기 차 뒤진 2위까지 올라섰다. 퇴출 위기를 이겨낸 디아즈가 삼성의 선두 등극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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