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홈런도 5타점도 데뷔 후 처음··· 프로 18년 차 오선진 “이런 날도 있구나 싶다”

2025-04-27

만루홈런도 1경기 5타점도 프로 18년 만에 처음이다. 키움 오선진(36)이 생애 최고의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오선진은 27일 인천 SSG전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만루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3회초 2사 만루 2B 2S에서 SSG 선발 김광현의 5구째 느린 커브를 받아쳐 홈런을 때렸다. 몸쪽 깊숙이 낮게 빠진 공이었지만 무릎을 굽혀 그대로 잡아당겼다. 둥실 떠오른 타구가 왼쪽 담장 파울 폴을 맞혔다. 오선진은 4회초 다시 맞은 2사 만루 기회에서는 SSG 2번째 투수 최민준을 상대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타점을 추가했다.

2008년 프로 입단 후 만루홈런은 처음이다. 1경기 5타점도 이날 전까지 기록이 없었다. 7-3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오선진은 “쳤을 때 일단 파울은 아닌 것 같았다. 펜스를 맞을지, 파울 폴을 맞을지만 생각했다”고 3회 만루홈런 상황을 떠올렸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존이었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라 적극적으로 타격을 한 게 주효했다. 오선진은 “계속 콘택트를 하려고 해서 볼에도 방망이가 나갔는데, 커브라서 넘어간 것 같다”고 했다.

홈런 타구가 파울 폴을 맞고 그라운드로 튕겨 나온 덕에 어렵잖게 공을 회수했다. 오선진은 “바로 공을 챙겨주시더라. 집에 가져가서 간직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일단 기쁘지만, 그냥 제 위치에서 매일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생각이다. 그래서 솔직히 ‘이런 날도 있구나’ 정도 느낌이다”고 했다.

최근 오선진은 타격감이 좋다. 전날에도 경기 중반 대수비로 나가 연장 10회 결승타를 포함해 2안타를 쳤다. 이날까지 2경기 연속 결승타다. 오선진은 “2경기 연속 결승타가 있었는지 사실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오선진은 지난해 11월 롯데에서 방출됐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 은퇴를 생각해도 사실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키움과 연봉 4000만원 계약을 맺고 1년 더 현역 생활을 연장할 수 있었다. 오선진은 “야구 하면서 마음가짐은 늘 비슷했던 것 같다. 다만 올해는 좀 쫓기지 않으려 하는 게 다른 것 같다. 이제까지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했고, 그러면서 좀 쫓겨다닌 것 같다. 올해는 좀 편한 마음으로 내가 할 것만 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선진은 2008년 한화에서 데뷔해 2021년까지 내리뛰었다. 이후는 ‘저니맨’이 됐다. 2021시즌 중반 삼성으로 트레이드가 됐다. 쏠쏠히 활약하며 2023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화와 ‘1+1년’ 최대 4억원 FA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 첫해를 마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넘어갔다. 그리고 방출 후 키움으로 왔다. 2021년 삼성 이적을 시작으로 5년 동안 지금 키움까지 몸담은 구단만 4곳이다. 유니폼 색깔이 바뀔 때마다 자기 가치를 보여줘야 했고, 그만큼 잘하려는 마음도 컸다.

오선진은 “롯데에 가서도 새로운 팀에 들어간 만큼 ‘잘해야한다’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던 것 같다. 그게 시즌 마치니까 좀 후회가 되더라. 너무 잘하려고만 했다. 올해는 준비한 것만 야구장에서 보여주자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오선진은 이번 시즌 경기 후반 대수비로 주로 나서고 있다. 22경기에 출장하며 유격수 수비에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타격에서도 이날 경기를 포함해 32타수 10안타 타율 0.312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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