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026년 규슈 기지 두 곳 배치 검토에
中, 크게 개의치 않으며 차분한 모양새
“양국 해빙 모드에 강한 비판 자제할 듯”
일본이 규슈 지방에 배치할 미사일이 중국과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은 있지만 중·일 관계 개선을 저해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현지시간) 외교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일본의 미사일 배치가 기존 방위 전략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양국 관계 개선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 내년 규슈의 미사일 기지 두 곳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사일 사정거리를 기존 200㎞에서 약 1000㎞까지 늘려 북한과 중국 해안 지역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개선되고 있는 중·일 관계 개선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모양새다. 한국이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극렬 반발하며 ‘한한령’ 등의 보복 조치를 취한 것과 대비된다. 사토 요이치로 일본 리쓰메이칸대 아시아태평양대학 교수는 “일본의 신형 미사일 사거리가 북한·중국을 포함하지만 중국 내륙 깊숙한 곳에 있는 장거리 핵미사일에는 도달하지 못한다”며 “일본의 미사일은 북한이나 중국이 일본을 대상으로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을 때만 제한적인 대반격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토 교수는 그러면서 최근 외교적 해빙 분위기를 고려할 때 중국이 이번 미사일 배치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대한 차분한 우려 표명 수준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토와 역사 문제 등을 둘러싼 중·일 간 긴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양국이 최근 들어 이견에 합의점을 찾아가는 이유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동맹국에 안보적으로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관계의 상황에 불만을 표하며 일본이 자체 방위에 더 많은 재정적 부담을 져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일본은 대만과 더 가까운 오키나와현에는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을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일 관계 악화 가능성에 대한 일본의 우려 때문일 수 있다고 SCMP는 짚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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