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나토서 ‘美 출구 전략’ 수립 착수”

2025-03-21

유럽연합(EU) 주요국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서 미국이 탈퇴했을 때를 대비한 ‘출구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에서 빠지겠다는 공개 발언을 계속 하고 있는 만큼 대비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소식통은 영국·프랑스·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나토 탈퇴에 대비한 비공식 논의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FT는 “(나토에서) 미국이 책임져 온 재정적, 군사적 부담을 EU에 이전하는 것이 계획의 골자”라며 “오는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 예정인 나토 연례 정상회의에서 이 방안을 미국에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 측은 전체적인 권한 이전에 5년에서 최대 10년까지 걸릴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춰 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 내에서 미국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은 나토의 모든 동맹국을 합한 것 것보다 국방비를 더 많이 지출하고 있으며, EU에 대한 핵 억지력도 제공하고 있다. 미군이 나토의 EU 회원국에 배치한 병력만 총 8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며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나토 탈퇴 의사도 거듭 밝히면서 EU로서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EU가 미국 없는 안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2030년까지 ‘재무장’을 완료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도 때 맞춰 나토에서 자국의 역할을 축소하는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미 NBC는 이달 18일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의 유럽연합군최고사령관(SACEUR) 직책을 더 이상 맡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75년 간 유지했던 나토 작전 지휘권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SACEUR은 미군 유럽사령부(EUCOM) 사령관도 겸직하며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감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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