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포탄 구매금 지원에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
현지시간 20일 로이터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열린 EU 정상 회의에서 "우리는 포탄 마련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최소 50억 유로(54억 2000만 달러)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EU 정상들로부터 답을 얻지 못했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EU 27개국 정상 중 26명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에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금 지원을 계속 제공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의 시급한 군사·방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이러한 약속은 원론 수준에 머물렀고 각론은 빈약했다.
앞서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최대 400억 유로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방안을 회원국들에 제안했지만 기여 방식을 놓고 회원국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던 상태였다. 이날 칼라스 대표는 급한 대로 50억 유로 지원안을 재차 제시했지만 회원국들의 동의를 구하는 데 실패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둘러싸고 EU 지도부와 반목했던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정상회의 성명에 동의하지 않았다.
EU의 방위력 강화 방안도 의제로 다뤄졌지만 러시아 인접군들과 남유럽 국가들 사이에 온도차가 여전했다.
리투아니아의 기타나스 나우세다 대통령은 "우리는 재무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 침략의 다음 다음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유럽 위원회가 국방비 지출을 늘리기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해 온 "재무장"이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남부 지역이 직면한 과제는 동부 지역의 과제와 조금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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