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석 원장의 치과 이모저모] ‘의대생 증원 사태’에 대한 치과의사의 소회(13)

2025-03-13

서울S치과 서준석 원장

마침 필자가 이 글을 쓰기 하루 전인 3월 10일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대화’ 토론회에서 현재 사직중인 전공의들이 참여해 그동안 수련현장에서 전공의들이 감수해야했던 열악한 수련환경에 대해 고발에 가까운 목소리를 냈다. 의료 관계자가 아닌,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르는 불편한 현실이 처음으로 공적인 자리에서, 당사자인 전공의들의 입을 통해 알려졌고 이와 관련된 기사들도 쏟아졌다.

단순히 의대생 증원 문제 때문에 사직중인 전공의와 휴학 중인 의대생들이 복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일반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과는 달리, 현재의 의정갈등 사태는 1980년대 중반 당연지정제인 국민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 40여 년간 일방적인 희생과 복종만을 강요해온 의사들의 겹겹이 누적된 불만이 정부의 일방통행적인 의대생 증원 추진으로 터져 나왔다는 것이 필자를 포함한 대다수 의사들의 생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료현장의 불합리한 현실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의대생 증원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현재 사직중인 전공의와 휴학 중인 의대생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 역시 자명하다.

실제로 현재 전공의와 의대생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한의사협회의 김택우 회장과 박단 부회장은 전공의와 의대생의 입장을 정부와 정치권에 알리기 위해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의사들은 이러한 불합리한 현실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기는커녕, 불합리한 현실을 바보처럼 묵묵히 감내하면서, 불합리한 현실 속에 최대한 양질의 진료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의사라는 집단은 국민으로 하여금 수익성 확보만을 쫓는 자기 밥그릇 생각만 하는 이기적인 집단이라는 슬프지만 부인할 수 없는 뼈아픈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게 되었고, 정부는 이러한 국민들의 그릇된 인식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또 다시 의사들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의대생 증원을 일방적으로 소통 없이 추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MZ세대라고 불리는 전공의와 의대생은, 과거 선배 의사 세대들처럼 정부의 불합리한 의료 정책과 일방적인 요구를 묵묵히 감내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과 자발적인 의지로, 일방적인 희생과 복종을 거부하고 40여년간 꼬일때로 꼬여온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선배의사 중의 한명인 필자는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단순히 밥그릇 싸움을 위해 의대생 증원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40여년간 겹겹이 쌓여온 잘못된 의료제도와, 교육 및 수련제도의 환골탈태급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행히 현재의 전공의와 의대생은 잘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이미 1년도 더 전에 2024년 2월 20일 대한 전공의 협의회가 발표한 ‘전공의 7대 요구안’에 잘 드러나있다. 1년도 더 넘는 시간동안 정부와 정치권과 국민이 ‘의대생 증원’ 문제만을 가지고, 지리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미 젊은 MZ 의사 세대들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전공의 협의회는 건설적인 의료제도 개선안을 내놓고, 정부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편에서는 이러한 ‘전공의 7대 요구안’에 대해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서, 그 요구안의 의미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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