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007’ 시리즈에서 여성 국장 ‘M’ 역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영국 배우 주디 덴치(90)가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고 밝혔다.
덴치는 최근 영국 ITV와 인터뷰에서 “더 이상 앞을 볼 수 없다. 스크린도, 글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함께 인터뷰에 참여한 배우 이언맥켈런에게는 “당신 윤곽은 보이지만 지금은 아무도 알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덴치는 2012년부터 나이 관련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이상이 생기는 퇴행성 안구 질환으로, 중앙 시야가 왜곡되거나 상실된다. 현재 습성 황반변성 일부만 치료가 가능하며, 대부분의 건성 황반변성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상태다. 덴치는 2년 전부터 은퇴를 암시하며 “긴 대사를 소화하기 어렵다. 대본을 가르쳐 줄 도움을 받아도 아직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1934년생인 주디 덴치는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로 연기 경력을 시작했으며, 1995~2012년 영화 ‘007’ 시리즈에서 국장 M 역을 맡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 밖에도 ‘셰익스피어 인 러브’ ‘오만과 편견’ ‘제인 에어’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오리엔트 특급 살인’ ‘캣츠’ 등 다수의 영화와 무대에서 활약했다. 왕실로부터 여기사(Dame) 작위를 받은 그는 연기 인생 전반에서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존경을 받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