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곗바늘 없는 시계의 비밀... 루이 비통이 내놓은 올해의 새 시계 [더 하이엔드]

2025-03-07

루이 비통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계 컬렉션인 땅부르의 다양한 버전을 내놨다. 복잡한 기능을 넣은 컴플리케이션 워치로, 시계 브랜드로서의 루이 비통의 능력을 보여준다.

2025 LVMH 워치 위크 ㅣ 루이 비통

2023년 루이 비통은 땅부르 컬렉션 출시 21주년을 맞아 케이스 디자인을 수정하고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를 탑재하는 등 컬렉션의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올해 LVMH 워치 위크(LVMH 그룹사 내 시계 브랜드의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는 컴플리케이션 모델 여러 점을 추가해 컬렉션 확장에 힘을 보탰다. 곧 소개할 땅부르 컨버전스와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컬렉션이 그 주인공으로, 대담한 디스플레이와 혁신적 기술력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새 컬렉션 모두 루이 비통이 직접 만든 결과물이다. 무브먼트 설계와 디자인을 맡은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을 중심으로 지난 수년에 걸쳐 인수한 여러 전문 공방이 힘을 합쳤다. 현재 루이 비통은 워치 디렉터 장 아르노의 지휘 아래,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계 브랜드로서 최고의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땅부르와 함께 지난해 출시 10주년을 맞아 변화된 모습으로 재등장한 에스칼 컬렉션도 그중 하나다.

시곗바늘이 없는 시계 '땅부르 컨버전스'

시곗바늘이 있는 여느 시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시계 앞면에 부채꼴 모양의 작은 창 2개가 나 있고, 그 아래 보이는 숫자로 현재 시각을 읽는다. 땅부르 컨버전스는 ‘창으로 시간을 표시하는 시계’란 뜻의 ‘몽트르 아 기셰(montres à guichet)’를 루이 비통 식으로 재현한 모델이다. 몽트르 아 기셰는 시곗바늘이 아닌 숫자, 즉 디지털 디스플레이 형태로 시각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1920년대 처음 등장했다.

시계를 읽는 방법은 간단하다. 큰 창에 보이는 숫자는 시, 작은 창에 보이는 숫자는 분을 알린다. 두 개의 창 사이에 놓인 마름모꼴 마커가 바늘 역할을 한다(사진의 시계는 현재 10시 10분이다). 숫자를 새긴 디스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회전한다.

이를 위해 루이 비통은 부드럽게 흘러가는 드래깅(dragging) 인디케이션 메커니즘을 도입한 셀프와인딩 방식의 새 무브먼트 LFT MA01.01을 개발했다. 201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시계의 심장으로 파워리저브는 45시간이며, 시간당 2만8800회 진동하며 안정적으로 시간을 알린다.

땅부르 컨버전스의 케이스는 2023년 나온 땅부르 워치의 연장선에 있다. 북(또는 드럼)을 연상시키듯 백케이스에서 다이얼로 향할수록 면적이 좁아지는 형태로 완성됐다. 이러한 구조 덕에 시계가 작아 보이는 효과를 줄 뿐만 아니라 손목에 편안하게 감긴다. 단, 기존 땅부르 워치와 달리 케이스에 러그를 달아 가죽 스트랩을 연결했다. 새로운 러그의 디자인과 가공이 돋보인다. 측면에 홈을 판 후 그 안을 오돌도톨한 질감을 살린 샌드블라스트 방식으로 마감하고, 바깥쪽을 반짝이는 폴리시드 마감 처리해 입체감을 살렸다. 케이스 전체에도 미러 폴리싱과 금속의 결을 살린 새틴 브러싱을 교차로 적용했다. 케이스는 루이 비통이 제네바에 새로 마련한 케이스 전문 공방 라 파브리끄 데 보아티에가 만든다.

땅부르 컨버전스는 핑크 골드와 플래티넘 2가지 버전으로 나왔다. 플래티넘 케이스 모델 앞면에는 총 795개의 브릴리언트 컷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스노 세팅해 화려함의 방점을 찍는다. 핑크 골드 버전의 앞면은 거울처럼 반짝이는 미러 폴리시드 가공 처리를 통해 착용자 손목의 각도에 따라 빛을 반사한다. 두 모델에 공통적으로 난 창(기셰)의 곡선 형태는 프랑스 아니에르에 있는 루이 비통 가문의 저택 디테일에서 가져왔다.

두 모델의 크기는 같다. 케이스 지름은 37mm, 두께는 8mm로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케이스를 뒤집으면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통해 무브먼트가 정교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계 속이 보이는 만큼 무브먼트 역시 각 부품의 가공에도 공들였다.

큐브가 회전하며 시간을 알린다...'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LVMH 워치 위크 2025에서 공개한 두 번째 컬렉션은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이다. 스핀 타임은 점핑 아워와 회전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결합한 시계 메커니즘의 하나로, 인덱스 자리에 놓인 12개의 정육면체가 매시 정각마다 순차적으로 회전하며 시침 대신 현재 ‘시’를 알려주는 구동 방식이 특징이다.

참고로 점핑 아워는 숫자를 새긴 디스크가 정각이 되는 순간 재빨리 다음 숫자로 넘어가 시를 알려주는 디스플레이 방식이다. 결국 스핀 타임은 평면의 점핑 아워를 큐브를 활용해 3차원으로 바꾼 메커니즘이라 하겠다.

특허를 내 현재 루이 비통만 사용 가능한 스핀 타임은 라 파브리끄 뒤 떵을 설립한 워치메이커 미셸 나바스와 엔리코 바르바시니가 2009년 완성했다. 공항 혹은 기차역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수시로 바뀌는 시간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루이 비통은 이 메커니즘 덕에 단순히 시계를 선보이는 패션 하우스가 아닌 창의적 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워치 메이커로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스핀 타임이 없었다면 루이 비통은 하이 워치 메이킹을 향한 도전을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장 아르노의 말이다.

이러한 스핀 타임 메커니즘은 올해 여러 컴플리케이션으로 진화했다. 2009년 첫 선보인 오리지널 스핀 타임의 재정비와 함께 낮밤 표시 기능이 있는 월드 타임 버전, 다이얼 가운데 플라잉 투르비용을 탑재한 버전까지 추가 발표했다. 중요한 점은 기존 심장 대신 성능을 끌어올린 무브먼트를 새로 개발했다는 것이다. 시침 역할을 하는 큐브의 회전을 한쪽 방향에서 양쪽으로 바꾼 점이 흥미롭다.

디자인과 기능에 따라 총 6가지로 선보이는 땅부르 타이코 스핀타임 컬렉션 케이스는 모두 화이트 골드로 만든다. 한편, 컬렉션 이름에 붙은 ‘타이코’는 일본의 전통 북을 뜻한다. 루이 비통은 이번 스핀 타임 컬렉션을 내놓으며 2023년 선보인 땅부르 케이스보다 슬림한 디자인의 땅부르 타이코를 완성했다. 땅부르 컨버전스 모델과 같이 케이스와 스트랩을 연결하는 부품인 러그를 도입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땅부르 스핀 타임’은 다이얼 가장자리의 12개의 점핑 아워 큐브와 중앙의 분침이 있는 ‘타임 온리’ 모델이다. 분침은 여느 시계와 마찬가지로 1시간에 1회전 하며, 매시 정각이 되면 2개의 큐브가 회전한다(예로, 10시가 되는 순간 9와 10을 새긴 큐브가 동시에 회전). 새 칼리버 LFT ST13.01은 45시간의 파워리저브 기능을 갖췄다. 베젤과 러그에 총 3.39캐럿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버전과 솔리드 골드 버전 두 가지로 선보이며 크기는 모두 39.5mm다.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의 다양한 변화

루이 비통은 기본 모델 이외에도 시를 알리는 12개의 큐브가 마치 케이스 안에서 떠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2종의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에어', 전 세계 24곳의 표준 시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월드 타임 기능을 결합한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에어 안티포드', 중력 영향을 최소화하는 플라잉 투르비용을 탑재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인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에어 투르비용' 모델을 함께 공개했다. 모두 시계 전문 브랜드로서 루이 비통의 혁신적 기술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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