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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동물의 탄생
베서니 브룩셔 지음
김명남 옮김
북트리거
전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뛰노는 큰 뿔 달린 사슴 떼 모습이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됐다. 예전에 인근에 있던 농장에서 탈출한 개체의 후손이라고 했다. ‘멋지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사람을 공격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도 많았다.
유해동물의 사전적 정의는 ‘해로운 동물’이다. 여기엔 ‘사람에게’란 말이 감춰져 있다. 해롭고 말고는 사람 주관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가령 "집고양이는 이불에서는 껴안고 싶은 귀염둥이지만 길에서는 살해자"다. "미국 본토 48개 주에서 매년 10억 마리에서 40억 마리 사이의 새를 죽인다"고 한다. 사람들은 "쥐를 죽이려고 쥐약을 놓으면서도 쥐가 실험동물로 쓰이는 데는 항의한다."
저자는 동물은 그대로인데, 사람이 경제적 효용이나 문화적 학습에 따라 변덕을 부린다고 말한다. 그러지 말고 동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릴 적 산 단층집에선 가끔 쥐들이 ‘운동회’를 열었다. 그때마다 욕하며 쥐약을 놨다. 지금 사는 아파트에선 윗집 사람들이 자정에 진공청소기를 돌린다. 그래도 층간소음이라며 참고 산다. 어릴 적 쥐들에게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