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탓 폭우·홍수·가뭄으로 유럽 지하수 급감, 식량안보에 위협

2025-11-30

기후위기로 인해 유럽 대부분 지역의 지하수를 포함한 담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점점 빈번해지는 폭우와 홍수로 지하수 유출량이 많아지고, 가뭄이 길어지면서 식수는 물론 식량 안보에마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이 2002~2024년 위성 데이터를 사용해 유럽의 수자원 가운데 지하수 등 담수 자원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 동유럽과 러시아, 북유럽 등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담수 저장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남유럽과 중부 유럽 전역에서 수자원이 고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지하수, 강, 호수, 토양 수분, 빙하 등 담수의 변화를 위성을 통해 관측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위성으로 중력의 변화를 관측해 물의 무게를 측정함으로써 담수가 줄어든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독일, 루마니아, 우크라이나의 일부 지역 등은 수자원 고갈로 인해 점점 더 건조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유럽의 북쪽과 북서쪽, 특히 스칸디나비아반도와 영국·포르투갈의 일부 지역은 수자원이 증가하면서 점점 더 습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수 가운데 지하수는 지표수보다 기후 저항성이 높은 것으로, 즉 기후변화 상황에서도 더 잘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름에 내리는 폭우의 빈도가 높아지고, 홍수가 더 자주 발생하면서 지하수 유출량이 점점 더 늘어나는 데다 겨울철 강설 등으로 지하수가 재충전되는 기간이 짧아지는 것은 유럽의 지하수 수량 유지가 어려워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연구진은 예를 들어 영국 남동부처럼 지하수가 공공 급수의 약 70%를 차지하는 지역에서는 이처럼 담수 감소를 일으키는 강우 양상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전체에서 지하수는 2022년 현재 전체 공공 상수도 공급의 62%, 농업용수 수요의 33%를 차지하는 중요한 수자원이다. 유럽의 지하수 사용량은 공공상수도와 농업용수 등으로 인해 2000년부터 2022년 사이 6%가량 증가했다.

영국 레딩대학교 수문학 전문가 한나 클로크 교수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내년 봄과 여름에 필요한 만큼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영국에서는 심각한 결과가 일어날 것”이라면서 “우리는 심각한 물 제한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는 모든 이의 생활을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환경청은 가을과 겨울에 큰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2026년까지 가뭄이 계속될 것이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구진은 유럽의 건조화는 식량 안보, 농업, 수생태계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하마드 샴수두하 UCL 교수는 “스페인의 (지하수) 매장량 감소는 과일과 농산물 등을 대부분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 수입하는 영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수자원 고갈은 유럽만의 문제는 아니다. 가디언은 중동, 아시아, 남아메리카, 미국 서부 해안, 캐나다 전역에서 극심하게 건조해진 지역이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스발바르 등에서는 극심한 건조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테헤란에서는 가뭄으로 수돗물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물 공급을 배급제로 전환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가뭄이 지속될 경우 테헤란 주민들을 대피시켜야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구진은 또 수자원 고갈을 보여주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붕괴를 나타낸다고 경고했다. 모하마드 샴수두하 UCL 교수는 담수 수자원 급감이 “여전히 (탄소) 배출량 감축에 회의적인 정치인들에게 ‘모닝콜’이 되어야 한다”면서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높이 올라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우리는 이제 그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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