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본 치과계의 미래 - 연구와 혁신이 답이다

2025-12-30

올해 나는 운 좋게 두 번의 대통령 타운홀 미팅에 참석했다. 11월 과학기술인 보고회와 12월 충청남도 타운홀 미팅. 그중 한 번은 직접 질의할 기회를 얻어 “기술이전 활성화를 위해 기술이전 수익에 대한 세제혜택을 재도입해 달라”고 요청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연구자로서 작은 목소리가 정책에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돌아오는 길,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치과계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최근 치의신보 창간특집 설문조사에 따르면 치과의사의 82.6%가 임플란트 수가 구조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임플란트 환자 증가는 전년 대비 2,600명으로 예년의 10분의 1 수준이며, 평균 진료비는 1.6% 하락했다. 내수 시장이 사실상 성장을 멈춘 것이다. 90% 이상의 치과의사가 ‘포스트 임플란트’ 전략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37%는 여전히 ‘변화에 대한 거부감’을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위기의 본질은 단순한 시장 침체가 아니다. 우리가 ‘다음 먹거리’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용 술식, 치아 성형, 투명교정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이것들은 기존 시장의 재분배일 뿐 새로운 가치 창출은 아니다.

진짜 게임 체인저는 다른 곳에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를 통한 치수재생 및 치수재혈관화, 치아 뱅킹 사업, 치아 재식 기술의 혁신,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치아가 입안에서 나오는 치아재생 연구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치수 재혈관화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며, 일본에서는 사랑니나 교정 발치 치아에서 치수줄기세포를 증폭시켜 신경치료 후 재혈관화에 활용하는 임상이 시행되고 있다. 일본은 현재 치아 재생 임상시험 승인도 논의 중이다. 임플란트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치아를 살리거나 되살리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술들이 실험실을 넘어 임상으로, 시장으로 나가려면 기술이전 시스템, 창업 지원, 규제 샌드박스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다. 현재 우리나라는 첨단재생의료법으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반을 마련했지만, 치과 분야 적용은 여전히 초기 단계다. 기술은 있지만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투자는 있지만 출구전략이 불명확한 상황이다.

나는 제안한다. 치과의사협회가 대통령 타운홀 미팅 같은 직접 소통 채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정부에 타운홀 미팅을 제안하거나, 치협이 주관하여 보건복지부뿐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와의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 치과 분야 R&D 투자 확대,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재생치의학 임상 트랙 구축을 정책 의제로 올려야 한다.

치과계의 미래는 ‘어떤 술식을 더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새롭게 만들 것인가’에 달려 있다. 설문에서 1.4%만이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원한다고 답했지만, 이것이야말로 가장 본질적인 해법이다. 연구 없는 임상은 결국 가격경쟁으로 귀결되고, 혁신 없는 산업은 쇠퇴할 수밖에 없다.

타운홀 미팅에서 나는 연구자 한 명으로서 작은 변화의 씨앗을 뿌렸다. 치과의사협회는 3만7천여 회원을 대표하는 조직으로서 훨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수가 인상 요구만이 아니라, 10년 후 치과계를 먹여 살릴 기술과 산업을 함께 고민하는 전략적 리더십이 아닐까?

위기는 기회의 다른 이름이다. 단, 움직이는 자에게만.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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