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없이 사고팔다간 중형 받을 수 있어”
처방받아 복용하고 남은 마약류 성분의 식욕억제제를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A씨가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28일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에 따르면 형사2단독 최영은 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29)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15만원을 추징했다.
A씨는 2022년 11월6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게 된 B씨에게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식욕억제제 5정을 보내고 은행 계좌로 3만2000원을 받았다. 지난해 4월5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마약류 성분이 든 식욕억제제를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A씨는 지난해 4월7일 해당 식욕억제제를 판매한다는 내용의 글을 제품명과 ‘나비약’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올려 광고한 혐의도 받는다.
일부가 다이어트용으로 처방받아 복용하는 일명 나비약은 ‘펜터민’ 성분이 들어있어 일반인이 광고하거나 거래하면 안 된다.
그러나 10대나 사회초년생들이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거래하다가 재판에 넘겨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마약 범죄의 경우 다른 형사사건에 비해 나이가 어리거나 고의성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선처 받기가 어려워 곤경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이 판매하거나 구매해선 안 된다며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펜터민은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고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의 비만치료제로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지정됐다. 마약법의 관리를 받는다. 개인 간 거래는 불법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 받게 된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결과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는 사회적 해악에 비춰 엄벌이 필요하다”며 "다만 식욕억제제로 제조·처방되는 약으로 다른 마약류보다 비교적 오·남용 우려가 적고 신체·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킬 우려 또한 덜 한 점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검찰과 A씨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