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 아디제로 EVO SL 발매 빠르게 품절대란
소비자들, 택배 배송 문자까지 받았는데 돌연 반송처리
회사 측 "배송 과정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재배송 조치중"
#. 직장인 A씨는 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신상 러닝화 ‘아디제로 에보(EVO) SL’을 구매한 뒤 황당한 일을 겪었다. 택배업체로부터 배송 출발 문자를 받았지만 배송이 완료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 부랴부랴 배송조회를 해보니 반송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깜짝 놀란 A씨가 택배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하자 “아디다스 측에서 오배송이라며 반송·반품요청을 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후 A씨는 아디다스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고 아직까지 회사 측으로부터 관련 내용에 대해 어떠한 안내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디다스코리아(이하 아디다스)가 대리점에 이어 소비자에게도 갑질을 하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아디다스가 지난 1일 출시한 ‘아디제로 에보(EVO) SL’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객 주문을 강제로 취소하는 등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지난 1일 오전 10시 아디제로 에보 SL을 출시·판매했다.
해당 제품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결된 패스트 컬쳐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러닝화로, 출시 전부터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실제로 출시되자마자 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19분 만에 빠르게 품절되며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이 과정에서 쿠폰이나 페이코 10% 할인 등을 적용해 정가 대비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다는 커뮤니티 글이 공유되기도 했다.
문제는 지난 2일 아디다스 측에서 일부 고객들의 주문을 돌연 강제 취소했다는 점이다.
주문 취소 사례를 보면 쿠폰이나 페이코 할인 등을 적용 받아 제품을 구매했다는 경우가 많았다. 상품준비중, 배송준비중 단계에서 결제가 취소되거나 택배 배송 과정에서 반송·반품 처리가 된 경우도 있었다.
이에 해당 제품들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디다스 측이 정가 대비 저렴하게 구매한 건에 대해 멋대로 주문을 취소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제품을 정가에 구매한 소비자들도 강제로 주문 취소를 당했다는 사례도 나왔다.
해당 제품을 구매한 A씨는 “택배업체로부터 배송 출발 문자를 받았으나 갑자기 반송 처리로 바뀌었다”며 “이미 결제를 완료했고 제품이 오고 있는 와중에 아디다스 측에서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찾아보니 비슷한 사례들이 많다”며 “심지어 이미 배송 완료된 제품까지 다시 회수하고 있다는 글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 안내 없이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디다스 측은 제품 배송 과정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라는 입장이다.
아디다스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고 아디다스 아디제로 EVO SL 제품 배송 관련 이슈는 배송 과정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였다”며 “아디다스코리아는 해당 오류를 인지하고 모든 구매 고객께 정상적으로 제품을 배송해드릴 수 있도록 조치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회수 조치가 진행된 고객들께도 신속히 재배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리점에 이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문제까지 이어지면서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 아디다스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주 서울 서초구 아디다스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조사를 실시했으며,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앞서 아디다스는 2022년 1월 사업 개편을 통해 120여명이 넘는 점주 중 80여명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했다.
점주들은 수십억원의 빚을 떠안고 폐업할 위기에 내몰리며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디다스 측은 아디다스 점주들이 단순한 발주공급 관계인 대리점 거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