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태국 푸껫 해변에서 일주일동안 관광객 4명이 잇따라 사망했다. 태국 당국은 푸껫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바다에 들어갈 때 특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태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0일 68세 스웨덴 남성이 푸껫의 카타 해변에서 얕은 물을 걸어 나오다 갑자기 쓰러졌다. 구명요원이 심폐소생을 시도했으나 끝내 사망했다. 다음날인 21일에는 35세 러시아 남성이 새벽에 바나나 비치와 나이톤 비치 사이에서 수영하다 익사했다. 이날 새벽 카타 해변에서도 남성 한 명이 물속에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에는 28세 미국인 남성의 시신이 파통 해변으로 떠밀려와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시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현지 당국은 관광객들에게 반드시 구명요원이 배치된 구역에서만 수영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실제로 21일 사망한 남성은 여자친구와 함께 자정 무렵 물에 들어갔다가 갑작스러운 큰 파도에 휩쓸렸다. 이 남성은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해안 쪽으로 밀어내려고 했으나 파도가 덮치면서 사망했다. 같은 날 카타 해변에서 목숨을 잃은 남성도 구명요원이 없는 상황에서 친구와 함께 수영하다 변을 당했다. 당시 사고 현장을 목격한 지역 주민은 "만약 안전요원이 있었다면 두 사람 모두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SCMP는 "이달 초에도 푸껫 해변에서 10살짜리 캐나다 소녀가 가족과 수영을 하다 파도에 휩쓸려갔다"며 "당시 파도가 심했는데도 붉은 경고 깃발이 게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푸껫 일대는 6~10월에 몬순 우기로, 파도가 거칠어지고 강풍이 불면서 이안류가 발생한다. 해안 가까이에 몰린 바닷물이 다시 바다로 빠져나가기 위해 좁은 통로를 따라 빠른 물길을 만들어 내는데, 이를 이안류라고 부른다.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이안류에 한 번 걸려들면 바다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여기에 맹독성 바다 생물인 푸른갯민숭달팽이(블루 드래곤)까지 출몰하며 관광객들의 안전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푸른갯민숭달팽이는 보통 3cm 안팎의 작은 크기지만 해파리의 독을 축적해 한 번 쏘이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태국 질병통제부(DDC)는 지난달 11일, 0.5cm 크기의 작은 푸른갯민숭달팽이가 푸껫 까론 해변에서 발견됐다며 해변 방문객은 이를 만지지 말고, 접촉했을 경우 식초로 세척하고 즉시 당국에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태국 당국은 푸껫 해변에 안전요원을 늘리고 경고 표지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허가된 구역에서만 수영할 것을 권고하는 홍보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한국관광 테이터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에서 태국으로 방문한 관광객은 186명에 달한다. 태국에 관광 목적으로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 중 4위가 한국인이라는 통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