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콘텐트 반복 소비하는 둠스크롤링

둠스크롤링(Doomscrolling)은 ‘파멸(doom)’과 ‘스크롤링(scrolling)’을 합친 신조어다. 재난, 전염병, 전쟁 등 부정적인 콘텐트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해 소비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이러한 둠스크롤링도 일상처럼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무심코 반복하는 둠스크롤링이 정신 건강에는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대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영선 과장은 “부정적인 뉴스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현실을 지나치게 비관하게 되거나 불안·우울, 수면 장애 등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불안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감정이다. 주로 스트레스, 고통, 위험이 예상되거나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타나며 긴장감 같은 정신적 반응과 함께 근육 긴장, 빠른 호흡, 땀 분비 증가, 두통 등의 신체적 증상도 동반한다.
이러한 반응은 일반적으로 위험에 대비하거나 적응하기 위한 자기방어적 과정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지속하거나 감정 조절이 어려울 정도로 강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단순 불안을 넘어선 불안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특별한 이유 없이 불안하고 초조한 경우 ▶일어나지 않은 위험 상황을 크게 걱정하는 경우 ▶최악의 상태만 상상하는 경우 ▶사소한 것에 크게 걱정하는 경우 ▶주위에서 도와주지 않거나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 등이 반복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통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둠스크롤링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한 정보 소비 방식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사용자의 의식적인 조절과 자기 관리 습관이 중요하다. 유 과장은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은 하루 30분 이내로 제한하고 믿을 수 있는 출처의 뉴스와 긍정적인 내용 중심으로 콘텐트를 소비하도록 한다”며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활동을 병행하는 것도 정신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