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홋스퍼가 또다시 페널티킥 키커 선정을 둘러싼 내분으로 홍역을 치렀다.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지만, 주장 손흥민이 교체된 후 리더십 공백 속에 브레넌 존슨의 첫 프리미어리그 해트트릭 기회가 좌절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지난 6일 토트넘은 최하위 사우샘프턴을 꺾고 14위(승점 37)로 올라섰지만,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 상황에서 팀 내 의견충돌이 드러났다. 존슨이 멀티 골을 기록하고 직접 따낸 페널티킥에서 해트트릭을 노렸지만,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개입으로 임대선수 마티스 텔에게 기회가 넘어갔다.
손흥민이 후반 12분 일찍 교체된 상황에서 벌어진 키커 논란은 올해만 두 번째다. 지난달 AZ알크마르와의 유로파리그 16강에서도 프리킥을 두고 페드로 포로와 제임스 매디슨이 신경전을 벌여 손흥민이 직접 중재했던 사례가 있었다.
존슨은 직접 얻은 페널티킥 상황에서 손가락 세 개를 들어 해트트릭 의사를 분명히 표현했다. 하지만 로메로는 포로에게서 공을 가져간 뒤 텔에게 넘겼고, 존슨을 안아주며 위로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스타디움의 모든 사람이 존슨이 첫 프리미어리그 해트트릭을 기록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로메로가 강하게 관여했다”고 전했다. 풋볼인사이더’는 “경기 후 존슨은 여전히 실망했고, 매디슨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존슨은 구단 인터뷰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페널티킥을 차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복잡해지기 전에 할 수 있는 말은 별로 없었다. 예전에도 사람들이 내게서 공을 빼앗으려는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 조금 불안했다”고 말했다.
BBC 패널 트로이 디니는 “페널티킥을 얻은 선수가 직접 차야 한다”며 “이 상황은 팀보다 개인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존슨이 좌절감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비판했다.
토트넘 팬들도 SNS를 통해 불만을 쏟아냈다. “이것이 페널티킥을 차는 것을 경기 전에 미리 합의해야 하는 이유”라며 “존슨을 대신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리더가 경기장에 없다는 게 우리의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8강을 앞두고 3연패에서 벗어났지만, 손흥민 부재 시 수면 위로 드러나는 팀 내 리더십 공백과 의사소통 문제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