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배호' 가수 주영국... 복고팝 스타일 노래 '형' 발표

2025-02-19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살아 있는 배호'로 불리는 드러머 출신 가수 주영국이 신곡을 발표했다. 팝 스타일의 곡 '형'은 3년 전 담도암 수술을 받고 재기에 성공한 그가 직접 노랫말을 쓰고 복고적인 멜로디를 입힌 곡이다.

세상을 살면서 만나 우정을 나누다가 소식이 끊긴 선배나 형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다. 키보드 연주자였던 그의 큰형님은 지난달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돌아가셨다. 원래 큰형님의 성함이 주영국이고, 자신의 원래 이름은 주영채였다. 이름이 바뀐 데는 기막힌 사연이 있다.

1974년 서울 로얄호텔 나이트클럽에서 그룹 '타임스'의 드러머로 활동하던 그는 당시 유명 프로덕션인 오리엔트 프로덕션에 스카우트 되었다. 음반을 낼 때 '타임스'는 영어 이름을 방송에서 사용할 수 없어서 '주영채와 동그라미'라고 바꿨지만 발음이 자연스럽지 않아서 형님 이름을 빌려 '주영국과 동그라미'가 되었다. 당시 문예부장이었던 작사가 지명길 선생이 "그 이름 좋다"고 해서 졸지에 형의 이름을 예명으로 쓰게 되었다.

주영국은 전북 익산 출생이다. 가수의 꿈을 안고 상경하여 종로3가에 있던 자니 음악 학원을 다니며 드럼을 배웠다. 6개월 만인 1969년 캄보밴드의 드러머로 입단해 밤무대에 서기 시작했다. 얼마 후에는 드럼을 연주하며 매트 먼로, 앤디 윌리엄스 등의 팝송을 노래했다. 1971년 그룹 '타임스'를 조직해 8군 무대에서 활동했다.

'주영국과 동그라미'로 활동하던 그는 '안녕', '당신' 등 배호의 히트곡들을 리메이크로 취입했다. 특히 '안녕'은 다운타운에서 주영국과 동그라미의 곡으로 배호의 노래보다 더 인기를 끌었다. 이후 '잃어버린 낙엽', '다시 한 번만' 등을 발표하며 관심을 끌었다.

2020년 발표한 '갑자기'(장욱조 작사·작곡)로 방송가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던 주영국은 2021년 암 수술을 받았다. 간과 위를 연결하는 담도에 암 덩어리가 생겼다는 담도암 진단을 받고 간, 췌장, 십이지장의 일부를 잘라냈다. 다행히 다른 장기에는 암이 전이되지 않았다.

'살아 있는 배호'라는 별명은 몇 해 전 KBS1 '가요무대'에 출연해 배호의 노래를 불렀더니 진행자인 김동건 아나운서가 "눈 감고 들으면 살아 있는 배호가 돌아온 것 같다"고 칭찬하면서 붙여졌다. 주영국은 "어머니, 아버지, 누이를 그린 곡들은 많은데 형을 노래한 곡들이 없으니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불렀다"면서 "가사를 쓰고 나니 내 자서전이 됐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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