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심사평 “첫 페이지 서두의 문장과 문단서 독자 욕구 충족”

2025-01-01

  소설작법에서 첫 페이지의 문장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글을 읽을 때 첫 페이지 문장에서 강한 느낌이 전달되어 오기 마련이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첫 문장과 그렇지 못한 첫 문장 사이의 차이가 생각 밖으로 크다. 첫 문장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면 독자는 사건의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나머지 글을 끝까지 읽어 나간다. 반면 첫 문장에서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아예 다음 글을 읽지 않는다. 첫 문장과 문단에서 쓰는 글의 요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독자의 관심을 잡아 놓는 정도가 달라진다.

  즉, 첫 문단에서 자신이 그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총체적으로 요약해 전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볼 때 작품명「삼대」는 첫 페이지 서두의 문장과 문단에서 독자가 그다음의 결말에 대한 서사를 끝까지 읽고 싶어 하는 욕구를 충족하였다. 그러기 위하여 작가는 사건의 전말을 처음부터 순서 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결정적 사건을 먼저 암시해놓고 진행해가는 소설작법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을 취했다. 전체 스토리에서 핵심적인 극적인 중간지점의 서사를 암시하는 내용을 먼저 어필시킨 후 독자의 궁금증을 배가시켜놓고 서사를 이끌어 3단계로 결말을 지었다. 소설에서의 문체를 분류하여보면 문체는 작가의 품성이며 그 품성에 따라 글의 어투가 달라진다. 또 문체는 시대를 반영하기 때문에 시대에 따라 글의 문체가 달라지며 장르와 주제에 따라 문체가 달라진다고 보았을 때 작품「삼대」는 문체와 통사에서 시대를 반영하였고 그 시대에 따른 어법을 형성하였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 되었다.

  <서두>   감방문을 나온 먹추는 눈을 뜰 수가 없었다. 하늘이 푸르고 높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바깥 풍경들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먹추의 몸과 마음과 생각이 오랫동안 어둡고 눅눅한 감방 속에 갇혀…….<생략>  

  그러니까 작가는 일반적인 언어 규범과는 다른 자신이 지닌 편안한 언어 선택과 사건의 배열을 통해 독창적으로 설명의 여지 없이 시대가 반영된 것 또한 탁월했다.

  주제설정에 대해서도 주제는 소설 작품을 통하여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요점이 주제이다. 이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통하여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테마를 일컫는 말로 주제란 작품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중심 사상의 핵심적 의미이다.

  그것은 형상화된 진리로서 작가의 인생관과 사상의 압축이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의 집약이다. 총체적으로 작품「삼대」는 단편소설이 지향하는 단일사건을 구구한 해설이 없어도 암시와 함축을 통하여 독자가 시대를 상상할 수 있는 여유와 상상의 폭을 넓게 펼쳐주었다. 아울러 디지털과 AI 시대에 작품의 소재가 구시대적인 면은 있으나 어차피 소설은 지나간 과거사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므로 이를 탓할 수는 없다. 때문에 소설의 형식. 서사 전개, 주제설정과 어법 등에서 향후 소설가로서 나아갈 수 있는 연마된 저력이 보이므로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심사위원 = 김한창(소설가, 문학평론가. 몽골 울란바타르대학 종신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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